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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조연·왕따, 할리우드서 겪은 공부” (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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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움과 서운함이 왜 없었겠어요. 하지만 모두 더 넓은 세상을 보게 만든 경험이고 공부였습니다.”

배우 이병헌은 젊을 때 부딪쳐보자는 심정으로 ‘지아이조: 전쟁의 서막’(이하 지아이조)에 뛰어들었다.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이병헌으로 하여금 할리우드의 제작 시스템을 직접 경험하게 한 아주 잘된 선택이었다.

◆조연·왕따 취급, 이해하고 극복하는 수밖에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이병헌은 톱스타이자 주연배우다. 하지만 할리우드에 갓 입성한 그는 인지도 낮은 동양인 조연일 뿐이었다.

“할리우드는 특히 주인공 위주의 시스템으로 움직입니다. 그러니 분장사부터 배우들 쉬는 장소까지 주연과 조연의 차이는 정말 커요.”

촬영이 없는 날은 미리 얘기해줄 법도 한데 새벽부터 오후까지 현장에서 내내 기다리게 만들고는 그냥 돌아가게 만든 적도 있었다며 이병헌은 씁쓸하게 웃었다.

“다 공부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것을 즐기고 싶기도 했구요. 지금 아니면 또 언제 경험해 보겠습니까?”

하지만 동료배우들과의 우애는 아주 돈독했다. 29일 ‘지아이조’ 내한 기자회견장에서도 이병헌은 동료배우 시에나 밀러 등을 아주 소박하고 진실한 사람들이라 칭찬했던 바 있다.

“여기도 사연이 있어요. 영화 초반에 저 약간 ‘왕따’였어요. 저는 예의바르게 행동하려던 건데 ‘지아이조’ 팀에서는 저를 과묵하고 건방진 사람으로 생각했답니다.”

혹시 실수라도 할까봐 적극적인 대화보다 대답에 충실했던 이병헌을 할리우드는 ‘동양에서 온 무게 잡는 배우’로 오해한 것이다.

“좀 있다 보니 오해도 풀리고 굉장히 친해졌지만 초반에 이 문제로 마음고생도 약간 했죠. 나중엔 다들 그런 적 없다고 소스라치게 놀라던 걸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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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스톰 쉐도우’ 부분 편집, 서운했다

‘지아이조’의 스톰 쉐도우라는 악역 캐릭터에 대해 묻자 이병헌은 여기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다고 했다.

“영화 속 스톰 쉐도우는 단순한 ‘악당’이잖아요. 원래는 선과 악의 구분이 애매한 캐릭터였거든요. 완성된 영화에는 이런 부분이 다 편집돼 좀 서운합니다.”

‘지아이조’의 스티븐 소머즈 감독은 정신없는 영화에 주인공들까지 애매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단순 노선을 택했다. 선과 악의 캐릭터에 명확한 선을 그은 것이다. 이는 속편을 의식한 연출로 보인다.

이병헌은 현재 ‘지아이조’ 3편까지 계약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스톰 쉐도우로 분한 이병헌을 언제 다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정확히 모른다.”는 신중한 대답이 돌아왔다. 8월 개봉 이후 영화의 예매율과 성공 여부 등의 사안에 따라 속편 제작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원래 스톰 쉐도우는 복잡한 과거와 비밀에 쌓인 캐릭터에요. 속편에서는 그런 부분들이 부각되지 않을까요?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자세히 말하지는 못하겠네요. (웃음)”

국내에서 8월 6일에 개봉할 ‘지아이조’는 이병헌에게 하나의 전환점이다. ‘달콤한 인생’이 세계 영화인들에게 이병헌을 인식시킨 뜻밖의 영화가 된 것처럼, ‘지아이조’ 역시 세계 관객과 만나는 통로가 되어주길 바란다고 이병헌은 소망했다.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 / 사진=한윤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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