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햇빛이 모두에게 환영 받는 건 아니다. 일명 ‘태양 알레르기’를 앓는 티아 데이비스(4)에게는 더욱 그렇다. 소녀에게 햇빛은 심할 경우 자칫 생명을 잃을 수 두려운 존재다.
영국 우세스터에 사는 티아 데이비스는 외출을 준비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잠깐이라도 집 밖을 나서려면 긴팔과 긴바지를 입고 모자, 선글라스, 장갑 등을 챙겨야 하는 것. 그렇지 않으면 빨갛게 피부가 부어오르거나 상처가 나기 일쑤다.
이렇게 햇빛을 조심하는 이유는 극도로 민감한 피부 탓이다. 소녀는 보통 사람과 달리 자외선에 몇 분만 노출돼도 피부가 화상을 입는 포르피린증(Erythropoietic protoporphyria)을 앓는다.
전 세계에서 드물게 보고되는 이 병은 아직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옷을 입거나 특수한 피부 보호제를 발라 햇빛을 피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따라서 소녀는 외출할 때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가려야 하며, 집 창문마다 자외선 차단 필름을 부착했다.
부모에 따르면 소녀가 처음 이 병을 알게된 건 생후 1년 때. 유모차를 타고 잠시 외출했을 뿐인데 전신에 화상을 입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피부가 약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햇빛에 자주 노출할수록 화상은 심해졌고 희귀 피부병을 진단받았다.
희귀병 탓에 소녀는 평생 햇빛을 보지 못하고 또래 친구들과 자유롭게 뛰어놀 수 없다. 그러나 쾌활한 성격 덕에 티아 데이비스는 밝게 자라고 있다. 어머니 셀레나(31)는 “병을 받아들이고 지금처럼만 밝고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