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을 거스른 금지된 사랑일까, 간호사의 도덕적 해이에 불과할까.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루게릭병 남성 환자와 부적절한 성관계를 맺은 30대 미모의 여성 간호사가 사실상 간호사 협회에서 퇴출당해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 오클라호마에 있는 한 호스피스(말기환자용)병원에서 일해 온 앰버 밴 브런트(33)는 6개월 시한부를 선고받은 유부남 환자 크리스 레이터(43)와 성적인 접촉을 한 사실이 밝혀져 지난해 8월 간호사 자격을 박탈당했다.
결혼한 남성과 부적절한 만남을 한 건 둘째치고라도, 환자를 보호해야 할 간호사가 건강이 극심하게 나빠져 있는 환자와 성적인 접촉을 한 건 직업적 도덕에 어긋나는 일이라는 것이 간호사 협회의 퇴출 명분이었다.
하지만 밴 브런트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최근 법원에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그녀는 변호사를 통해서 “성적인 접촉은 합의하에 일어났으며, 그 날은 병원의 간호사가 아닌 친구로 그의 집을 방문했다.”고 설명하면서 둘의 관계는 어디까지나 사적인 영역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간호사 협회 측은 여전히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협회 측은 “근육위축으로 휠체어에 신세를 진 환자를 상대로 간호사가 성적인 관계를 맺은 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으며, 밴 브런트의 직업의식 자체가 문제가 된다.”고 밝혔다.
한편 2년 전 호스피스 병동에서 말기 루게릭병 환자와 담당 간호사로 만난 두 사람은 크리스의 부인 몰래 사랑을 키웠다. 지난해 3월 밴 브런트가 다른 남자의 아기를 임신했다고 고백하자 크리스가 자살을 시도하면서 두사람의 관계가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사진=앰버 밴 브런트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