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결과 2~9세 사이에 악몽을 자주 꾸는 어린이는 숙면을 취하는 어린이보다 정신적 질환을 앓을 확률이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영국 워릭대학교의 디에터 월크 박사는 “그렇다고 부모들이 걱정할 필요까지는 없다. 4명 중 3명이 2~9세 사이에 악몽을 모두 경험한다”면서 “하지만 악몽이 오랜 기간 계속되거나 사춘기까지 이어지는 경우 이를 걱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앨스팩(ALSPAC·에이번 부모-자녀종단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진행됐으며, 6700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12세 미만 어린이 중 4분의 1 가량이 지난 6개월간 악몽을 꾼 적이 있으며, 10명 중 1명이 크게 비명을 지르거나 패닉상태에 빠질 정도의 ‘야경증’( night terrors )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야경증은 깊은 수면 상태에서 발생하며, 취침 2~3시간 후에 갑자기 깨어서 놀란 것 같이 불안상태로 되어 울부짖거나 뛰어다니다가 진정되어 잠자리에 들고, 다음날 아침에는 이것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12세까지 악몽을 지나치게 자주 꾸는 경우라면 정신질환을 앓을 확률이 3.5배 증가하며, 악몽보다 한 단계 높은 야경증일 경우 확률은 2배 더 증가한다.
아직 악몽과 정신병 사이의 명확한 관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월크 박사는 “규칙적인 수면과 숙면이 악몽을 멈추게 하는 ‘열쇠’(Key)일 수 있다”면서 “잠들기 전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고, 불안감을 없애야 하며, 보다 규칙적으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이번 연구는 어린 시절 계속되는 악몽이 훗날 성인이 된 이후 정신질환을 앓을 수 있다는 조기 신호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며, 이는 정신질환 예방 및 조기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어린이의 악몽과 정신질환의 관계와 관련한 이번 연구결과는 ‘수면 저널’(the Journal Sleep)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