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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닥터 지바고…-45℃ 얼음대륙 달리는 병원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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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65년 개봉된 영화 ‘닥터 지바고’ 속에는 끊임없이 눈이 내리는 시베리아 벌판을 횡단하는 기차의 모습이 등장한다. 명문가 출신 의사인 지바고가 불안정한 사회적 배경에 휩쓸려 20세기 초 얼음으로 뒤덮인 설원을 누볐듯 21세기의 시베리아 철도 역시 많은 이들의 삶과 꿈을 싣고 달리는 열차가 존재한다.

하지만 낭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동쪽과 서쪽이 7,000㎞, 남쪽과 북쪽이 3,500㎞, 총 면적은 650만㎢에 달하는 얼음대륙 시베리아 한 복판에 거주 중인 이들에게 열차는 생계수단이자 ‘삶의 젖줄’이며 동시에 아픈 몸을 치료하고 생명을 구하는 ‘병원’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최근 미국 내셔널 지오그래픽 매거진은 21세기형 ‘닥터 지바고’를 연상시키는 시베리아 병원열차인 ‘매트베이 무드로프(Matvei Mudrov)’를 소개했다.

언뜻 보면 보통 열차처럼 보이지만, 겉보기와 달리 매트베이 무드로프는 심장 모니터링, 초음파 및 X-선 촬영 장비와 소변·혈액 샘플을 분석 할 수 있는 실험실이 있는 종합병원이다. 전문의 15명에 입원용 객실까지 구비되어 있으며 긴급한 상황에 응급수술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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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영 철도청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이 이동병원열차는 19세기 러시아에 임상의학기술을 정착시킨 의사에게서 이름이 유래한다. 눈 덮인 수천 킬로미터의 철로를 따라 이동하는 이 열차는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 힘든 시베리아 주민들의 생명줄 역할을 하고 있다.

인구 742명의 조그만 도시 ‘카니’에 열차가 도착하자 이미 많은 이들이 기다리고 있다. 발목을 다친 환자에게는 응급 치료를 해주고 다른 내과 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는 조제한 약을 건네준다. 다시 열차는 인구 4,500명 도시 ‘베르카킷’에 도착한다. 오른팔을 다친 환자가 열차를 찾고 의료진을 정성을 다해 치료해준다. 이후 열차는 러시아 극 동부 하바롭스크 지역까지 나아간다.

매트베이 무드로프가 처음 운행을 시작한 건 1970년대 말, 그때부터 지금까지 평균적으로 약 2주 동안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시베리아 내 소도시 수십 곳을 방문하며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사진=National Geographic/William Daniels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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