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끼리의 식사는 유대 관계를 강화하는 데 중요하다. 하지만 그런 자리에서 부모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아이들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미국 보스턴대학과 미시간대학 등 공동 연구팀은 부모의 스마트폰 사용이 자녀의 발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조사하기 위한 실험에서 위와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연구팀은 저소득 가정의 평균 31세 여성과 그들의 6세 이하 자녀 225쌍을 대상으로 식사 시 스마트폰 사용 여부에 따른 행동 양상을 관찰했다.
그 결과, 어머니가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에는 그녀들의 시선과 주의가 스마트폰에만 집중하게 되고 자녀를 거의 돌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족끼리 저녁 식사할 때 어머니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대화는 20% 감소하고 비언어적 상호작용은 30%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비언어적 상호작용은 고개를 끄덕이거나 미소 짓고 눈을 마주치고 손짓으로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저녁에 주고받는 대화는 아이들이 어머니와의 유대 관계를 구축해나가는데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가 그날 하루 경험한 사건을 전달하고 부모가 이해하는 것은 시간적으로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결국 식사 중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은 부모가 아이를 알 수 있는 둘도 없는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하루 정도야 사소한 것일 수도 있지만 이런 날이 계속되면 그 영향은 클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연구팀은 대부분 사람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오늘날, 실제 인간관계를 구축하는 시간이 적다는 것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공동 연구자인 미국 윈스럽대학 론 마리노 박사는 “아이들은 양육자라는 정서적, 신체적, 언어적인 존재가 있어야 하지만, 어머니가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 매체에 정신을 빼앗기고 있을 때 사회 인지와 언어 기능을 발달시킬 기회가 줄거나 잃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아카데믹 피디에트릭스’(Academic Pediatrics) 최근호에 실렸다.
사진=플리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