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 장착한 풍력 발전기 등장한 까닭은?

최근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재생 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큰 붐을 이루고 있다. 풍력 발전은 태양 에너지와 달리 밤에도 발전할 수 있다는 점과 적당한 위치에 대형 풍력 발전기를 설치하면 경제성을 갖췄다는 점 때문에 선진국뿐 아니라 중국 같은 신흥국까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풍력 발전기는 바람 에너지의 일부만 전기로 바꾸는 실정이다. 바람이 가진 에너지의 상당 부분이 전기를 만들지 않고 스쳐지나 간다. 따라서 엔지니어들은 더 효율이 높은 풍력 발전기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엔지니어들은 거대한 풍력 발전기에 독특한 장식을 붙여 효율을 더 높이는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

마치 거대한 접시를 앞에 붙인 것 같은 장치의 이름은 ecoROTR라고 하는데, 풍력 발전기의 가운데를 지나가는 바람의 흐름을 풍차 블레이드의 끝으로 향하게 하는 장치다. 9톤에 달하는 거대한 돔의 원리는 간단하다.

풍차에서 가장자리는 속도가 빠르지만, 중앙에 가까운 부위는 회전 속도가 느리다. 따라서 가운데를 스쳐 지나가는 바람은 사실상 에너지를 주지 않고 그대로 통과한다. ecoROTR은 이 바람을 잡아 끝으로 가게 한다. 그래서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하는 것이다.

ecoROTR는 캘리포니아의 모하비 사막에 있는 거대한 풍력 발전기에 처음 설치되었다. 이 풍력 발전기는 지상에서 블레이드의 꼭대기까지 137m에 달하는 거대한 구조물이다. GE의 엔지니어들에 의하면 여기에 거대한 ecoROTR를 장착해서 얻는 이득은 3% 정도의 효율성 향상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무거운 구조물을 장착한 만큼 속도가 느려져 생각보다 이득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GE의 엔지니어들은 다수의 풍력 발전기에 설치할 경우 상당한 에너지 이득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나의 풍력 발전기가 많은 에너지를 생산할 뿐 아니라 다수의 풍력 발전기라면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추가로 얻는 전력량이 이 독특하게 생긴 장치를 장착하는 데 드는 비용보다 많은 것으로 밝혀지면, ecoROTR의 장래는 밝을 것이다.

물론 안전성의 문제는 없는지, 실제로 설치 비용을 초과할 만큼 전력을 생산하는지는 앞으로 테스트를 통해서 검증해야 할 과제다. 미래에 독특한 디자인의 풍력 발전기가 많아질지는 몇 년이 흘러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