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리스(LA)시가 도시의 식수 공급원인 ‘LA 저수지’(LA Reservoir)의 수면을 정체모를 플라스틱 공으로 온통 뒤덮어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11일(이하 현지시간) LA가 수자원 보호를 위해 벌인 3450만 달러(약 410억 원) 규모 프로젝트를 10일 완료했다고 보도했다.
이 프로젝트의 주요 목표는 ‘셰이드 볼’(Shade Ball, 그림자 공)이라고 불리는 검은 플라스틱 공 9600만 개로 9만3000천 평 넓이의 저수지를 완전히 뒤덮어 수자원을 보존하는 것.
LA는 이를 통해 먼지, 강수, 야생동물 등으로 인한 수질오염을 막고 매일 증발하는 1000만ℓ의 수자원 손실을 방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 하나의 크기는 사과 한 알 정도이며 개당 생산비는 36센트(약 400 원) 정도다. 공이 검은색인 이유는 자외선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함이다.
이 아이디어는 LA 수도전력국 소속이었던 브라이언 화이트 생물학 박사가 처음 창안한 것으로, 2008년부터 캘리포니아 곳곳의 옥외 저수지에 햇빛차단 및 조류(藻類)발생 방지를 위해 투입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어퍼스톤캐니언, 엘리시안, 아이반호 저수지에서 사용 중이며 저수 증발을 85~90% 막아내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에릭 가세티 LA 시장은 10일 마지막 셰이드 볼 2만 개를 투입하는 행사에 참여해 프로젝트를 마무리 지었다. 이날 행사에서 가세티 시장은 “캘리포니아 일대에 이례적인 가뭄이 찾아온 요즘, 수자원 확보를 위해 대담한 결정을 내려야 했다” 며 “LA 수도전력국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통해 이러한 목표를 완수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기술은 기존에 대안으로 제시됐던 덮개 방식에 비교해 2억5000만 달러(약 3000억 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치 잉글랜더 LA 지방의원은 “셰이드 볼을 사용함으로써 조류 생성을 막기 위한 화학처리를 할 필요가 없어졌으며, 한 해 10억ℓ의 수자원을 보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트위터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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