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는 흔히 남성에게 조금 더 편리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고들 말한다. 그래서일까? ‘남성 두뇌’를 가진 사람일수록 더 많은 임금을 벌어들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영국의 닉 드라이다키스 박사는 최근 독일의 노동연구소 ‘IZA’의 지원으로 ‘여성 뇌’와 ‘남성 뇌’를 지닌 사람들의 소득을 비교해 본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발표했다.
드라이다키스 박사의 이번 연구는 캠브리지대학교 소속 과학자 사이먼 바론-코헨의 기존 연구에 기반하고 있다. 바론-코헨은 인간의 뇌를 크게 ‘남성적 두뇌’인 ‘S형’과 ‘여성적 두뇌’인 ‘E형’으로 나누었다.
S형 두뇌는 ‘주로’ 남성에게서 나타나지만 남성에게서만 나타나는 유형은 아니며, 패턴·규칙·기계 등을 다루는 ‘체계화’ 작업에 더 익숙하다.
반면 E형 두뇌는 여성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유형으로, 보통 공감능력이 강하기 때문에 타인의 기분을 이해하고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종류의 업무를 잘 소화해낼 수 있다.
바론-코헨에 따르면 모든 남성들이 ‘남성 뇌’를 가지고 있거나 모든 여성들이 ‘여성 뇌’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며, 이는 개인별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이론에 입각, 드라이다키스 박사는 1만 6000명 이상의 영국인들을 대상으로 먼저 그들이 S형과 E형 중 어느 쪽 뇌를 가졌는지 알아보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그들의 직업과 소득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그 결과 남성 뇌를 지닌 남성은 여성 뇌를 지닌 남성보다 수입이 9.8%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남성 뇌를 지닌 여성의 경우 여성 뇌를 지닌 여성보다 6.3% 많은 돈을 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나 직군별로 구분해서 알아봤을 경우, 남성 뇌를 지녔다는 사실이 항상 소득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남성 뇌의 경우 경영·IT·공학·회계 등 분야에서 더 많은 돈을 버는 반면, 교육·복지·서비스 등에서는 여성 두뇌를 가진 사람들의 임금이 더 높았다.
드라이다키스 박사는 이 같은 결과를 종합해 봤을 때, 남성 두뇌를 가진 사람들의 급여가 더 높게 나타나는 이유는 비록 확실치 않으나 현대사회의 구조상 일반적으로 남성적 두뇌에 유리한 직업의 급여가 더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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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