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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나의 벗’…꼼꼼히 20년 준비한 99세 할머니, 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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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세파 레고 할머니가 20년 전부터 일찌감치 준비해놓은 자신의 관. 이 안에 들어가 편안히 누웠다. (사진=라보스데갈리시아)


20년 전부터 꼼꼼하게 자신의 죽음을 준비한 할머니가 생전에 꿈꾸던대로 편안하게 영면에 들어갔다.

스페인 루고에 살던 할머니 호세파 레고. 할머니는 만 99세로 최근 생을 마감했다. 유족들은 숨을 거둔 할머니를 고인의 생전 소원대로 자택 거실에 소중하게 보관돼 있던 관에 눕혔다.

사연인즉 이렇다. 할머니는 20년 전 남편을 잃었다. 평생을 함께한 남편을 보내면서 할머니는 미리미리 죽음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할머니가 작정하고 준비한 건 바로 관. 하지만 멀쩡하게 살아 있는 사람이 자신의 관을 사겠다고 하자 선뜻 팔겠다는 곳이 없었다.

결국 할머니는 한 목수를 찾아가 관을 짜달라고 부탁했다. 목수도 처음엔 손사래를 쳤지만 할머니의 끈질긴 설득에 관을 짜주겠다고 했다.

관의 내부는 한 장례회사가 꾸며줬다. 관계자는 “당시 할머니가 틀만 제작한 관이 있다며 내부 마감을 부탁해 사연을 듣고난 뒤 작업을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렇게 완성된 관을 할머니는 거실에 보관했다.

할머니의 죽음 준비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할머니는 사망 후 자신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며 사진사를 불러 관에 들어가 누운 자신의 모습을 촬영해 사진으로 간직하기도 했다.

이렇게 20년이 흘렀다. 할머니가 숨을 거두자 유족들은 관의 내부마감 작업을 한 장례회사에 연락해 장례식을 치르도록 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장례회사는 할머니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자택을 찾아갔다가 또 한 번 깜짝 놀랐다. 거실에 있는 할머니의 관 위에는 열쇠 하나가 놓여 있었다. 모 공동묘지에 있는 주택형 가족무덤의 열쇠였다.

관계자는 “할머니가 진짜 꼼꼼하게 마지막 길을 준비하셨다”며 “이 분야에 오래 몸담고 있지만 이렇게 완벽하게 죽음을 준비한 노인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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