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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잼 사이언스] 꿀은 달수록 좋다?…벌꿀에게는 좋은게 아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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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123rf
꿀은 달달한 음식의 대명사다. 설탕을 정제할 수 있기 전에는 꿀이 인간이 구할 수 있는 가장 달달한 조미료였으며 지금도 가장 단맛이 강한 천연 식재료 가운데 하나다. 우리가 먹는 꿀을 생각하면 꿀벌 역시 단맛이 강한 꿀을 선호할 것 같지만, 무조건 단맛이 강하다고 좋아하지 않는다는 뜻밖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꿀의 단맛이 강하다는 것은 꿀에 포함된 당분이 많다는 이야기다. 당분 농도가 높을수록 같은 양의 꿀이라도 열량이 많기 때문에 당연히 꿀벌은 달달한 꿀을 찾아 나서게 된다. 하지만 너무 농도가 진한 꿀은 모으는 과정에서 문제를 일으킨다. 당분이 높을수록 점성이 높아져 다시 입으로 배출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조나단 패트릭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영국에 흔한 꿀벌 종인 서양뒤영벌(Bombus terrestris)이 선호하는 꿀의 농도를 연구했다. 연구팀은 세 가지 다른 농도의 꿀을 준비한 후 밀폐된 환경에서 꿀벌이 꿀을 수집한 후 다시 벌집에서 모으는 과정을 조사했다.

그 결과 예상대로 농도가 낮을수록 모으는 데 필요한 시간이 짧았다. 가장 낮은 농도의 꿀은 벌집에서 다시 토해내는 데 수초에 불과했지만, 가장 높은 농도의 꿀은 1분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다.
점성이 높은 꿀은 다시 배출하기도 힘들 뿐 아니라 완전히 배출하기도 힘들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비록 여러 번 꿀을 실어나르면서 효율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농도가 높은 꿀은 모으는 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했다. 꿀벌의 입장에서는 당도가 높다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니라 적당히 단 꿀이 필요했다.

이 연구 결과는 왜 꿀이 지금보다 더 달달해지지 않는지 설명해준다. 너무 당도가 높은 꿀은 식물 입장에서도 만들기가 어렵고 꿀벌도 모으기가 힘들다. 물론 당도가 높을수록 에너지가 더 많기 때문에 어느 선까지는 당도가 높은 꿀을 선호하게 되지만, 이것 역시 적정선이 있다는 이야기다. 과유불급이라는 격언은 곤충 세계에서도 예외가 아닌 셈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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