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과학

종이처럼 얇고 가벼운 방음 기술…나방에게 배운다 [와우!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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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Diamond Light Source
우리나라는 주거 형태 중 아파트나 빌라 같은 공동 주택 비율이 높은 만큼 층간 소음이 문제가 심각하다. 층간 소음 외에도 우리 주변에는 자동차나 열차, 항공기, 공사 현장 등 소음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이 가득하다. 쾌적한 삶을 위해서 효과적인 방음재가 필요한 이유다.

그런데 곤충계에는 인간이 만든 어떤 방음재도 따라올 수 없는 뛰어난 음파 흡수 능력을 지닌 생물이 있다. 바로 나방이다. 나방은 야행성이라 무서운 새는 피할 수 있지만, 같은 야행성인 박쥐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따라서 지난 수백만 년 동안 나방들은 박쥐의 초음파를 피할 여러 가지 방법을 개발했다. 나방과 박쥐의 진화적 군비 경쟁은 스텔스 전투기와 대 스텔스 기술의 동물 버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쥐가 더 정교하고 뛰어난 초음파 기술을 개발하는 동안 나방은 현대적인 스텔스 전투기에서 볼 수 있는 여러 기술을 개발해 대응했다. 대표적인 것에 박쥐의 초음파를 대부분 흡수할 수 있는 날개다. 영국 브리스톨 대학과 국립 싱크로트론 연구소인 다이아몬드 광원(Diamond Light Source) 시스템의 과학자들은 종이보다 얇고 가벼운 나방의 날개가 어떻게 음파의 대부분을 흡수할 수 있는지 연구했다.

연구팀은 다이아몬드 광원 시스템의 강력한 빛을 이용해 누에 나방 날개의 초미세 구조를 파괴하지 않고 직접 확인했다. 그 결과 나방의 날개는 표면에 규칙적인 격자무늬가 있는 다공성 구조로 내부에 들어온 음파가 여러 번 반사되면서 흡수되는 구조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사진) 뛰어난 흡음 성능에도 내부는 비어 있어 매우 가볍고 튼튼하다는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자연이 수백만 년에 걸쳐 개발한 공학 기술은 과학자들에게 많은 영감을 제공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 미세 구조를 응용해 아주 가볍고 뛰어난 방음재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든 정 과학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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