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과학

자기 몸통 대비 가장 큰 먹이 삼킬 수 있는 뱀의 비결 [와우!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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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을 삼키는 간스 알뱀. 사진=Andrew Higley/UC Marketing + Brand
뱀은 가장 성공한 파충류 무리 중 하나로 극지방을 제외한 지구 모든 곳에서 볼 수 있다. 모든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유연한 몸과 독, 뛰어난 감각 기관 등 뱀의 성공 비결은 여러가지지만, 자기 몸통 두께보다 더 큰 먹이를 삼킬 수 있는 능력도 빼놓을 수 없는 비결이다.

사람과 달리 좌우로 넓게 분리되는 턱뼈와 본래 길이의 몇 배로 늘어나는 소화기관 덕분에 뱀은 자기 몸통보다 몇 배 큰 먹이도 삼킬 수 있다. 예를 들어 버마왕뱀은 자신보다 몇 배 굵은 몸통을 지닌 돼지도 삼킬 수 있다. 하지만 몸통 너비 대비 가장 큰 먹이를 삼킬 수 있는 뱀은 따로 있다. 바로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알뱀(egg eater)이다. 특히 그중에서도 간스 알뱀(Gans‘ egg-eater, 학명·Dasypeltis gansi)은 몸통 대비 가장 큰 먹이를 삼킬 수 있는 능력으로 유명하다.

미국 신시내티 대학 브루스 제인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간스 알뱀이 거대한 먹이를 내장 손상 없이 삼키고 소화하는 비결을 연구했다. 간스 알뱀은 몸길이 0.9~1.2m 정도의 가느다란 뱀으로 이름처럼 새나 다른 동물의 알을 먹이로 삼는 뱀이다. 과학자들이 가장 놀라는 점은 작은 입과 가느다란 몸통으로 알을 삼키는 것이 아니라 내부 장기 손상 없이 알의 내용물만 쏙 빼먹는다는 사실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는 간스 알뱀의 독특한 알 깨기 능력 덕분이다. 입이 아무리 크게 벌어져도 알 껍데기는 위와 장을 통과하기에 너무 크고 단단하다. 따라서 간스 알뱀은 일단 알을 삼킨 후 척추와 근육을 이용해서 알을 깨 내용물만 흡수한다. 이후 남은 알 껍데기는 안전하게 뱉어 낸다.

연구팀은 간스 알뱀이 이렇게 독특한 능력을 지니게 된 데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먹는 달걀을 생각하면 다소 의외지만, 사실 알은 부피 대비 열량이 낮은 편이다. 같은 크기의 개구리나 쥐를 생각하면 알은 수분은 많고 영양소는 적은 먹이다. 더구나 어미가 잘 지키고 있어 쉽게 구하기도 힘들다. 따라서 알을 먹이로 하는 알뱀은 다른 뱀과 비교해 아주 큰 먹이를 삼킬 수 있게 진화했다. 간스 알뱀은 비슷한 크기의 다른 뱀과 비교해 3~4배 정도 큰 먹이를 삼킬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환경과 먹이에 따라 자 몸을 극단적으로 바꾸는 능력 역시 뱀의 성공 비결 중 하나일 것이다. 언뜻 보기에 다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 뱀이야 말로 변신의 귀재라고 할 수 있다. 
 


고든 정 과학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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