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잼 사이언스

대형 상어 졸졸 따라다니며 ‘호가호위’…지능 높은 역발상 물고기 [핵잼 사이언스]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카카오톡 공유 네이버블로그 공유
확대보기
▲ 샌드바 상어 뒤를 따라가는 블루 러너. Rocco Canella


상어는 의심할 수 없는 해양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다. 물론 작은 상어도 많지만, 샌드바 상어 (sandbar shark)처럼 흉상어과의 상어는 상당히 무서운 포식자다. 따라서 이런 대형 상어가 나타나면 주변의 물고기들은 대부분 도망칠 것 같지만, 의외로 주변에 같이 다니는 물고기들이 적지 않다. 여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이유는 더 안전하기 때문이다. 대형 상어 뒤에 붙어 다니는 작은 물고기는 상어의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천적으로부터 더 안전하다. 두 번째 이유는 상어가 남긴 먹이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빨판상어는 이 두 가지 목적에 특화되어 아예 상어에 붙어서 생활한다.

지중해에 서식하는 샌드바 상어를 연구한 이탈리아 팔레르모 대학 카를로 카타노 박사 연구팀은 샌드바 상어 뒤를 따라다니는 블루 러너(blue runners) 역시 이런 이유로 상어 뒤를 따라다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탈리아 람피오네 섬 인근 바다에서 촬영된 영상들을 분석한 결과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블루 러너는 상어 뒤를 따라다니다가 먹이인 자리돔이 나타나면 갑자기 기습해 사냥에 성공했다. 이곳에 사는 작은 자리돔은 상어를 크게 무서워하지 않는데, 대형 상어가 사냥하기에는 너무 작은 물고기이기 때문이다. 사자나 호랑이가 쥐를 사냥하지 않는 것처럼 상어 역시 작은 자리돔은 사냥하지 않는다. 작아서 오히려 잡기 힘들고 사냥에 성공해 봤자 얻을 수 있는 먹이가 너무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어 뒤에 숨은 블루 러너(사진)에게는 충분한 먹잇감이 된다.

연구팀은 이렇게 상어 뒤에 숨는 행동이 실제 사냥 성공으로 이어지는지 알기 위해 연구를 계속했다. 샌드바 상어는 여름철에만 출몰하기 때문에 상어가 없는 시기에 블루 러너는 무리를 지어 사냥한다. 이 경우 자리돔이 알아 차리고 대응하는 경우는 95%에 달했다. 반면 상어 뒤에 숨은 블루 러너를 알아채는 자리돔은 10%에 지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물고기는 지능이 낮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물고기들의 사냥 방법이나 생존 전략은 과학자들도 감탄을 금치 못할 정도로 다양하고 영리하다. 주변 환경은 물론 상어까지 활용하는 블루 러너의 역발상 사냥법 역시 그중 하나일 것이다.

고든 정 과학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서울EN 연예 핫이슈
추천! 인기기사
  • “한국에 진 빚, 원유로 갚으면 안 될까?”…이라크에 565
  • “수직발사관 늘렸는데 왜 졌지?”…K잠수함, 캐나다·폴란드서
  • 푸틴, 지하 뚫고 유럽 침투?…“국경에서 땅굴 12곳 발견”
  • 이란 미사일 막아보니 한국산 또 찾았다?…UAE, L-SAM
  • 성관계 증거 없는데…남편이 노래방 도우미에게 매번 송금, 상
  • 한국은 50kW 수준인데…“中 전투기, 100kW 레이저 창
  • 불륜 잡으러 호텔까지 쫓아갔는데…남편 옆 女는 ‘아내’였다
  • “한국, 전투기 미사일 제때 못 만들걸?”…우크라 매체 전망
  • “내 몸 만졌다”던 무임승차 여성…영상엔 뜻밖의 장면
  • KF-21 40대 ‘통 큰 구매’ 나서나…필리핀 공군이 주목
  • 나우뉴스 CI
    • 광화문 사옥: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1가 25) , 강남 사옥: 서울시 서초구 양재대로2길 22-16 (우면동 782)
      등록번호 : 서울 아01181  |  등록(발행)일자 : 2010.03.23  |  발행인 : 김성수 · 편집인 : 김태균
    •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Tel (02)2000-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