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이 전차를 파괴하는 모습이 자주 보이며 이른바 ‘전차 무용론’이 제기된 것에 대해 우크라이나 전차장이 선을 그었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23일(현지시간) 전차는 여전히 전장에서 중요한 무기라는 일선 지휘관의 경험담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 154 독립기계화여단 소속 T-64 전차장인 벨리라는 호출 부호를 사용하는 한 전차장은 “드론의 등장으로 전차 작전 방식에 상당한 변화가 생겼다”면서도 “여전히 전차는 적들이 두려워하는 강력한 무기”라고 밝혔다. 이어 “125㎜ 주포를 장착한 전차는 정확하게 사격할 수 있으며 진입해 적진을 완전히 파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쟁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상황은 수백만원짜리 자폭 드론(FPV)이 수십억 원에 달하는 전차를 파괴하는 상황이 자주 확인된 것이다. 수십 년 동안 지상전에서 최강의 위력을 과시해온 전차가 드론이라는 새로운 무기에 먹잇감이 된 것이다. 이에 우크라이나군의 전차 운용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전차장에 따르면 과거에는 전차가 직접적인 기갑 돌파에 참여했지만 지금은 은폐된 사격 위치에서 작전을 수행하거나 손상된 장비나 인원을 수습하는 후송 임무를 맡고 있다.
T-64 전차 운전병은 “전차는 예전처럼 사용되지 않으며 이제 보병이 전진하고 우리는 엄호하거나 은폐된 위치에서 지원한다”면서 “하지만 전차는 여전히 필요하다. 막강한 전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장의 전차는 드론의 ‘최우선 표적’이기 때문에 생존 가능성을 높이려면 계속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T-64는 현재 우크라이나 지상군의 핵심 주력 전차지만 노후화된 상태로 전쟁 전에는 드론 방어 장비가 없었으나 지금은 급하게 장착하여 운용하고 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세계 각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교훈 삼아 전차 포탑 위를 새장이나 지붕처럼 철망 구조물을 덧대는 이른바 ‘코프 케이지’를 설치하고 있다. 여기에 전차로 접근하는 드론을 탐지 레이더로 포착한 뒤, 전차에 장착된 소형 요격탄을 발사하여 공중에서 격추하는 하드킬 능동파괴체계를 도입하거나, 드론이 주로 사용하는 주파수를 교란하는 재머를 장착하는 등 다양한 방어 체계가 개발됐다.
박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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