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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연설로 거액 챙겼나”…10년 측근의 ‘말 맞히기’ 베팅 논란 [핫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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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 최종본 접근 가능한 텔레프롬프터 담당자
예측시장서 약 1억5000만원 수익…CFTC 조사·무급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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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브리엘 페레즈 미국 대통령 부보좌관 겸 기술고문이 2017년 12월 18일 워싱턴DC 로널드 레이건 빌딩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앞두고 텔레프롬프터를 조정하고 있다. 페레즈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내용을 예측하는 상품에 베팅해 거액을 벌었다는 의혹으로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조사를 받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 내용을 미리 확인할 수 있었던 백악관 직원이 예측시장에서 거액을 벌었다는 의혹으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해당 직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10년간 일한 텔레프롬프터 담당자로,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어떤 단어나 문구를 사용할지 맞히는 상품에 돈을 건 것으로 전해졌다.

16일(현지시간) ABC와 CNN 등에 따르면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가브리엘 페레즈 대통령 부보좌관 겸 기술고문이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에서 내부정보를 이용해 거래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예측시장은 정치·경제·사회 분야에서 특정 사건이 실제로 일어날지에 돈을 거는 플랫폼이다. 미국에서는 미군의 이란 공습 여부나 시점, 유명 인사의 발언 내용 등을 예측하는 상품이 활발하게 거래된다.

페레즈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할 때 원고를 화면에 띄우는 텔레프롬프터를 담당했다. 그는 유명 인사가 공개적으로 어떤 단어나 표현을 사용할지를 맞히는 이른바 ‘언급시장’에 참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직전까지 원고를 고치는 경우가 많다. 페레즈는 최종 원고를 확인할 수 있는 소수의 보좌진 가운데 한 명이었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페레즈만 자신의 텔레프롬프터를 조작할 수 있다며 오랫동안 그를 신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페레즈가 칼시에서 올린 수익은 10만달러에 가까운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로 약 1억5000만원에 해당한다. 그의 연봉은 17만5000달러로 백악관 직원 중에서도 높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거래 감시망에 걸린 ‘말 맞히기’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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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의 로고. 칼시는 자체 감시팀이 가브리엘 페레즈의 거래를 적발해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넘겼다고 밝혔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칼시는 자체 감시팀이 페레즈의 거래를 적발해 CFTC에 넘겼다고 밝혔다. 다만 CFTC는 개별 조사 여부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

ABC는 페레즈가 수익금을 반환하는 조건으로 CFTC와 합의를 시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 맨해튼 연방검찰은 현재 그를 형사 입건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도 조치에 나섰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페레즈를 무급 휴직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레빗 대변인은 이번 결정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올해 급성장한 예측시장에서 백악관 직원의 내부거래 의혹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첫 사례로 꼽힌다. 페레즈가 실제로 미공개 연설 내용을 활용했는지는 조사 결과를 통해 가려질 전망이다.

군사작전·SNS까지 번진 내부정보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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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칼라일에서 전용 헬기 ‘마린원’에 탑승한 채 손을 흔들고 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과 소셜미디어 게시글, 군사작전 발표를 둘러싼 예측시장 내부정보 거래 의혹이 잇따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에서는 최근 예측시장을 둘러싼 내부정보 거래 의혹이 잇따랐다.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게시글뿐 아니라 베네수엘라와 이란 관련 군사작전 정보를 미리 접한 인사들이 베팅에 참여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지난 4월에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 축출 작전 정보를 이용해 폴리마켓에서 약 40만달러를 번 혐의로 미군 관계자가 체포되기도 했다.

주식시장과 원유 선물시장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발표를 앞두고 비정상적인 거래가 늘어난 정황이 포착됐다. 백악관은 이후 직원들에게 내부정보를 활용한 투기 행위를 삼가라고 경고했다.

CNN은 페레즈 사건이 트럼프 행정부 내 예측시장 거래 의혹의 일부에 불과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당국이 조사 범위를 넓힐 경우 백악관과 군 관계자들의 거래 내역도 추가로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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