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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멸종시킨 소행성 정체는 바로 이것? 용의자 범위 더 좁혔다 [다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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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UBC)의 객원 교수 필립 클레이스


6600만 년 전 현재의 유카탄반도 앞바다에 지름 10km 정도의 천체가 충돌했다. 이로 인해 새를 제외한 모든 공룡과 암모나이트, 익룡 등 지구 생명체의 75%가 사라졌다. 과학자들은 이 대충돌을 일으킨 천체의 정체에 대해 오랜 세월 갑론을박을 벌여왔다.

이와 관련해 2024년 마리오 피셔 괴테 독일 쾰른대 교수가 이끄는 국제 공동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백악기 말 생물 대멸종을 일으킨 칙술루브 분화구를 만든 천체가 탄소질 소행성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전까지 소행성과 혜성이라는 의견이 첨예하게 갈렸는데, 탄소질 소행성으로 용의자 폭을 좁힌 것이다.

최근에는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UBC)의 객원 교수인 필립 클레이스가 이끄는 유럽, 캐나다 합동 연구팀이 용의자의 범위를 더 좁은 범위로 특정해 탄소질 소행성 가운데서도 희귀한 존재인 ‘CO 콘드라이트’였다는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소행성이 직접 충돌한 장소인 칙슬루브 크레이터와 전 세계 5곳의 충돌 잔해에서 니켈 동위원소를 정밀 분석했다. 이 분석을 통해 충돌체의 화학적 조성을 추정한 결과, 기존에 제기되었던 다른 후보(예: 일반적인 탄소질 콘드라이트나 다른 종류)와 비교해 CO 콘드라이트와 가장 잘 맞는다는 결과를 얻었다.

CO 콘드라이트는 태양계 초기의 가장 원시적이고 변형이 적은 물질 중 하나로, 지구에서 발견되는 운석 중에서도 극히 드문 유형이다. 탄소질 콘드라이트 소행성 전체가 지구에 내려온 운석의 약 5% 정도밖에 되지 않는데, CO 콘드라이트는 더 드문 경우다.

이번 연구 결과는 단지 대멸종을 일으킨 소행성의 종류를 특정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CO 콘드라이트는 다른 운석들에 비해 탄소, 아연, 물, 특히 황과 같은 휘발성 원소가 훨씬 적다. 과거 일부 과학자들은 소행성에 풍부한 황 성분이 충돌 후 황산 에어로졸을 발생시켜 지구 기온을 크게 떨어뜨렸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로 인해 더 파괴적인 대멸종이 일어났다는 가설이다.

하지만 이번 결과는 황산 에어로졸로 인한 기후 한랭화는 생각보다 심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그보다는 대기 중으로 흩뿌려진 미세 파편들이 대멸종의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공룡 멸종의 결정적 원인이 소행성 충돌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지 이미 수십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이에 관련된 연구는 현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연구를 통해 대멸종의 자세한 원인과 그럼에도 일부 동식물이 생존해 신생대를 개척한 이유를 조금씩 명확히 알아내고 있다.

고든 정 과학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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