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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우리를 바보로 아나?…“이란과 전쟁 중 아니다” 가스라이팅 논란 [핫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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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3월 29일 미군이 초대형 지하관통폭탄(벙커버스터)으로 이란 이스파한의 탄약고를 공습해 대형 폭발이 발생한 모습. 트럼프 대통령 SNS 캡처, AP 연합뉴스


JD 밴스 미 부통령이 이란과의 현재 충돌 상황을 “전쟁이라고 부르지 않겠다”고 주장해 민주당의 반발을 샀다.

밴스 부통령은 3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오는 11월 중간선거 전까지 이란과의 전쟁이 끝날 것으로 보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금은 전쟁이라고 부르지 않겠다”며 “현재 활발한 교전은 없다”고 답했다.

이어 “주요 전투작전은 약 6주간 지속됐다. 이 기간 이란의 핵시설과 산업 기반, 재래식 군사력이 파괴됐다”면서 “다만 ‘충돌’이 언제 완전히 끝날지는 알 수 없다. 이란이 언제 선박에 대한 공격을 중단할 것이냐는 질문이라면 답을 모르겠다. 이란에 물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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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9월 3일(현지시간)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미국 워싱턴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밴스 부통령이 현재 미국과 이란의 전쟁을 ‘전쟁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배경에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장기화하는 중동 분쟁과 고유가에 대한 공화당 안팎의 우려를 진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소속 로 칸나 하원의원은 “마치 미국인들이 자신의 휴대전화와 두 눈으로 보고 있는 상황조차 보지 못하는 것처럼 구는 것”이라며 “믿을 수 없는 가스라이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것은 전쟁이다. 누가 이게 전쟁인 줄 아느냐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다. 그는 우리가 이 전쟁에서 이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 역시 밴스 부통령의 ‘활발한 교전이 없으므로 현재 미국·이란은 전쟁 중이 아니다’라는 발언에 대해 “최근 며칠 새 양쪽 모두 공격을 주고받았다”며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전쟁’ 단어는 ‘볼드모트’?미국이 이란 전쟁을 전쟁이라 부르길 거부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선제공격하며 전쟁이 시작된 이후 현지에서는 이를 전쟁이라 부르지 않으려 애를 썼다.

개전 한 달 후인 지난 3월 미 행정부는 의회의 전쟁 선포 권한과 대통령의 군사 행동 재량권 사이의 마찰을 피하려 전쟁이 아닌 ‘충돌·분쟁(conflict)’이나 ‘적대행위(hostilities)’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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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4월 2일 미국의 공습으로 파괴된 이란 카라지 소재 B1 교량 모습. AFP 연합뉴스


당시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이번 전쟁이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헌법적 의미의 전쟁이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공화당 의원들이 이란 사태를 두고 “대규모 전투 작전” “임무” “적대 행위” 등으로 표현하자 일각에서는 공화당에 ‘전쟁’이라는 단어는 소설 ‘해리 포터’에서 이름을 말하는 것이 금기시되는 악당 ‘볼드모트’와 같다고 비꼬기도 했다.

미 국방부마저도 당시 전쟁이라는 표현을 피하려 ‘에픽 퓨리(Epic Fury)’라는 작전명으로 불렀지만, 공교롭게도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 자유롭게 ‘전쟁’을 언급했다. 그는 개전 직후 기자들에게 이란 공격 상황을 전하며 “전쟁 전선에서 우리는 매우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간선거 앞두고 고유가 책임을 우크라에 떠넘긴 미국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재입성 전부터 공언했던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관련해 전혀 성과를 내지 못하는 데다, 이란 전쟁까지 장기화하면서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민심을 얻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란 전쟁으로 고유가·고물가가 이어지자 미 행정부는 그 책임을 우크라이나에 떠넘기고 있다.

뉴욕타임스의 3일 보도에 따르면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석유 기반시설 공격이 세계적인 에너지 충격의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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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7월 28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에서 만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UPI 연합뉴스


그러자 안톤 헤라센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전 고문은 SNS에 “이란 전쟁이 유가 상승의 주된 원인”이라고 반박하며 “이란 전쟁이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 전쟁을 수행할 능력이 약화된 것보다 세계 에너지 시장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베센트 장관은 전날에도 현재 미국의 고유가 상황을 우크라이나 탓으로 돌리는 발언을 내놓았다.

지난 2일 폭스뉴스에 출연한 그는 “우리는 지금 에너지 충격을 겪고 있는데,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 분쟁 때문이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에너지 자산과 정제 제품을 폭파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이것이 세계적으로 가격 상승 압력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베센트 장관은 미국 행정부 고위급 중에서도 우크라이나와 특별히 더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해 온 인물로 꼽힌다. 그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와 미국의 광물 협정이 체결될 때까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백악관에 초청하지 않는 게 좋다”고 촉구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관련해 “유럽인들의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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