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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차 공장서 무기 만들라더니…폭스바겐, 진짜 ‘방공망 공장’ 되나 [밀리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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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생산 끝나는 공장, 방산기지 전환 추진
라파엘과 협력 검토…약 1400명 일자리 유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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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생산시설의 방산기지 전환 가능성을 표현한 이미지. 자동차 조립라인과 방공망 부품 생산라인이 한 공장 안에 공존하는 모습을 인공지능으로 구현했다. 특정 기업이나 공장의 실제 생산 장면은 아니다. 서울신문 AI 이미지


전쟁 등 비상시 한국과 일본의 자동차 공장에서도 무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미국 방산업계의 주장이 나온 지 일주일 만에 독일에서는 자동차 생산시설을 실제 방산기지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구체화했다. 유럽 최대 자동차업체 폭스바겐의 독일 공장이 방공체계 생산 거점으로 변신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독일 오스나브뤼크 공장을 방산 생산시설로 전환하기 위한 예비 합의를 마련했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이 공장의 자동차 생산은 2027년 끝난다.

새 사업에는 투자회사 아우렐리우스 캐피털과 폭스바겐 주요 주주인 독일 니더작센주가 참여한다. 아우렐리우스가 공장 지분의 다수를 확보하고 니더작센주가 소수 지분을 갖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세부 조건은 앞으로 협상을 거쳐 확정한다.

핵심은 이스라엘 국영 방산기업 라파엘과의 협력이다. 폭스바겐은 오스나브뤼크를 독일과 유럽에 공급할 방공체계와 관련 부품의 생산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FT는 앞서 라파엘의 ‘아이언돔’ 방공체계 부품 생산 가능성을 보도했다.

자동차 만들던 공장서 방공체계…1400명 일자리도 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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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4월 26일 독일 작센주 츠비카우에 있는 폭스바겐그룹 공장에서 기술자들이 전기차 생산라인에서 작업하고 있다. 이번 방산시설 전환 논의 대상은 이 공장이 아닌 오스나브뤼크 공장이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번 전환은 방산 수요만 노린 결정은 아니다. 폭스바겐은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 높은 독일 내 생산비용, 유럽 자동차 수요 부진으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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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내 폭스바겐그룹 주요 생산거점과 방산시설 전환이 추진되는 오스나브뤼크 공장 위치. 오스나브뤼크는 하노버 서쪽, 엠덴 남동쪽에 있으며 자동차 생산 종료 이후 방공체계 관련 생산시설로 전환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자료: 로이터·폭스바겐그룹 공개자료 / 서울신문 재구성


오스나브뤼크 공장도 자동차 생산 종료 이후 활용 방안을 찾던 곳이다. 현재 약 1800명이 일하고 있는데, 방산시설 전환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이 가운데 약 1400명의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폭스바겐은 이미 이 공장의 방산 활용 가능성을 여러 차례 타진했다. 지난 3월에는 오스나브뤼크에서 개발한 차량 시제품을 방산 전시회에 내놓고 시장 반응을 살폈다. 향후 폭스바겐 아마록 차량을 군용으로 개조하는 사업도 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

자동차 산업의 방산 진출은 폭스바겐만의 움직임도 아니다. 유럽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방비와 무기 생산능력을 크게 늘리면서 자동차업계가 가진 대규모 공장과 숙련 노동력, 공급망을 군수 생산에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독일에서는 전차업체 KNDS가 메르세데스-벤츠 공장 인수를 검토하는 등 비슷한 논의가 진행됐다.

“한국 車공장도 무기 생산”…독일서 먼저 현실화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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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12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에 해외 수출을 앞둔 차량들이 대기하고 있다. 한국 자동차는 1976년 첫 수출 이후 50년간 약 7655만대를 해외에 판매했다. 울산 연합뉴스


이번 사례는 최근 한국 자동차공장까지 언급한 미국 방산업계의 주장과도 맞물린다.

팔머 럭키 안두릴 공동창업자는 지난 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전시에는 미국뿐 아니라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의 민간 생산시설도 무기 생산에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자동차공장이 전차를 대량 생산한 사례를 들며 현대전에서도 충분한 무기 물량을 확보하려면 민간 제조 기반을 활용해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당시에는 ‘한국 자동차공장에서 무기를 만든다’는 구상이 민간 방산업체 경영자의 제안에 가까웠다. 그러나 폭스바겐 사례는 자동차 생산이 끝나는 공장을 실제 방공체계 생산기지로 전환하는 단계까지 논의가 진전됐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한국도 세계적인 자동차 생산기반과 방산 제조업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어 이런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다. 현대·기아차 공장을 곧바로 무기 생산시설로 바꿀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자동차와 무기는 생산 규격과 품질관리, 보안, 공급망이 다른 만큼 실제 전환에는 별도의 설비와 인증, 정부·기업 간 계약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유럽에서 민간 제조시설과 방산 생산라인의 경계가 빠르게 흐려지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며 각국이 확인한 것은 첨단 무기의 성능뿐 아니라 얼마나 빨리, 많이 생산할 수 있느냐가 전쟁 지속 능력을 좌우한다는 사실이다. 독일에서 시작된 자동차공장의 ‘방산 변신’이 한국을 포함한 다른 제조 강국으로 확산할지 관심이 쏠린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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