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등 방공 시스템 지원에 나선 독일이 이번에는 피난민들의 군 징집에 협조할 뜻을 밝혔다. 키이우 인디펜던트 등 우크라이나 언론은 9일(현지시간) 독일 외무장관이 독일에 거주하는 군 복무 가능 연령 우크라이나 남성들의 귀국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은 최근 한 팟캐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누가 여기에 살고, 누가 사회복지 혜택을 받고 있는지 알고 있다”면서 “키이우는 이러한 기록을 이용해 징집 대상이 될 수 있는 남성들에게 연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해당 남성들의 귀국은 강압 없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을 추방하거나 체류 자격을 박탈하는 것은 아니지만, 독일이 보유한 정보를 우크라이나 정부에 제공해 징집에 도움을 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를 떠나 유럽 각국으로 대피한 피난민 수는 5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며, 유럽연합(EU) 회원국 내에서 ‘임시 보호 지위’를 인정받아 체류 중인 수는 약 441만 명이다. 이 중 독일에 가장 많은 약 133만 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그다음이 폴란드(96만 명)로, 군대에 갈 수 있는 성인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이상으로 추산된다.
바데풀 외무장관과 비슷한 발언은 폴란드 정부에서도 나왔다. 지난 7월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 폴란드 국방부 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전투 능력이 있는 모든 우크라이나 청년은 조국에 가 복무해야 한다”면서 “징집 연령대의 청년들이 해외에 머무를 정당한 명분은 없다”고 일갈했다.
그간 우크라이나는 부족한 병력을 채우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군 징집에 힘써왔다.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22~60세 남성은 출국이 금지돼 있으며, 25~60세 남성은 징집 대상이다. 특히 지난해 우크라이나 정부는 18~22세 청년에 한해 출입국 제한을 전격 해제했다. 대학 교육, 일자리 등을 위해 청년들이 합법적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하여 사회적 분열을 막고 미래 세대를 보호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나 해제 직후 불과 몇 달 만에 약 9만 6000명의 남성이 국경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러시아와 각을 세우고 있는 독일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지난 8일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PAC-2) 요격 미사일을 긴급 추가 지원하겠다”면서 “지원 결정을 망설이고 있다면 우크라이나에 유리한 결정을 내려달라”며 서방 동맹국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또한 독일은 패트리엇 미사일 외에도 AIM-9 사이드와인더 미사일, IRIS-T 방공 시스템 등도 함께 패키지로 묶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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