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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무 18대에 ‘유럽 3국’ 얽혔다…한화가 무기만 팔지 않는 이유 [밀리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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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지휘체계 적용·크로아티아 기업도 현지 지원 참여
단순 무기 판매 넘어 현지 생산·기술협력까지 ‘한 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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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란드형 천무 ‘호마르-K’가 유도 로켓을 발사하는 모습에 한국·폴란드·크로아티아·프랑스 국기를 합성했다. 천무는 유럽 현지 생산·정비와 발사체계 통합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폴란드군 제공·AI 이미지 합성


한국산 다연장로켓 ‘천무’의 유럽 수출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대와 유도무기를 팔고 끝내는 대신 현지 업체에 지휘통제와 생산·정비 역할을 맡기고, 다른 유럽 무기체계와의 호환까지 추진하면서다. 폴란드에서 시작한 현지화 모델이 크로아티아로 확장되고 프랑스 업체와의 협력까지 이어지면서 천무를 둘러싼 유럽 방산 생태계도 넓어지고 있다.

크로아티아 정부는 10일(현지시간) 자그레브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239 천무 18대 및 관련 장비를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방위사업청이 밝힌 한화의 수출 규모는 약 4억 1000만 유로(약 6400억원)다. 크로아티아는 폴란드와 에스토니아, 노르웨이에 이어 유럽에서 네 번째로 천무를 도입하는 국가가 됐다. 납품은 2029년까지 마칠 예정이다.

눈여겨볼 부분은 계약의 구조다. 크로아티아는 한화와 천무 발사대·탄약 등을 계약하는 동시에 폴란드 방산업체 WB일렉트로닉스와 별도로 지휘통제체계 공급·통합 계약을 맺었다. 크로아티아 정부는 앞서 이번 조달 방식을 ‘종합 패키지 접근’이라고 설명했다. 한화가 발사대와 로켓탄, 지원 장비를 공급하고 WB일렉트로닉스가 각 구성 요소를 하나의 작전 체계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폴란드가 천무 ‘두뇌’ 맡고 크로아티아는 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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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란드형 천무 ‘호마르-K’ 발사체계가 현지 공장 내부에 놓여 있다. 호마르-K는 한국산 천무 발사체계를 폴란드산 옐츠(Jelcz) 트럭에 결합한 현지형으로, 폴란드는 발사대 조립에 이어 천무용 유도탄의 자국 생산도 추진하고 있다. 밀매그 캡처


폴란드는 이미 천무의 유럽 현지화에서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폴란드군은 자국형 천무인 ‘호마르-K’를 도입하면서 현지산 옐츠(Jelcz) 차대와 WB그룹의 전장관리체계를 결합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WB그룹은 합작법인 ‘한화 WB 어드밴스드 시스템’을 세웠고, 지난해 12월에는 폴란드에서 천무용 사거리 80㎞급 CGR-080 유도탄을 공급·생산하는 40억 달러(약 5조 3800억원) 규모 계약도 체결했다. 유도탄은 폴란드에 들어설 전용 생산시설에서 만들어지며 2030년부터 공급한다. 한화는 기술 이전과 현지 업체의 공급망 참여도 추진하고 있다.

이제 폴란드에서 만든 천무 체계가 크로아티아로 이어진다. 크로아티아군이 사용할 천무의 지휘통제를 WB일렉트로닉스가 맡는 데 이어 크로아티아 기업 콘차르(KONCAR)도 합류한다. 이반 아누시치 크로아티아 국방장관은 콘차르가 천무의 유지·정비를 비롯해 체계를 정상적으로 운용하는 데 필요한 역할을 맡는다고 밝혔다.

프랑스 발사대에도 천무 미사일…현지화 넓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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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탈레스와 아리안그룹이 개발 중인 장거리 로켓 발사체계 ‘엑스파이어’(X-Fire).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천무용 유도탄을 엑스파이어에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소셜미디어 영상 캡처·디펜스블로그


천무를 둘러싼 유럽 협력은 폴란드와 크로아티아에서 끝나지 않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6월 프랑스 탈레스와 장거리 정밀 타격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천무용 CGR-080과 사거리 약 160㎞의 CTM-MR, 최대 290㎞급 CTM-290을 탈레스의 엑스파이어(X-Fire) 발사 체계에서도 운용할 수 있도록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성사되면 한국산 유도무기를 프랑스가 개발하는 발사 체계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한화는 당시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방산업체들과 장기적인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한화가 이처럼 천무라는 ‘무기’만 팔지 않는 이유는 유럽 시장의 특성과도 맞닿아 있다. 크로아티아 정부는 천무를 선택한 배경으로 24~36개월의 비교적 짧은 납기와 가격 경쟁력, 공급 가능성과 함께 산업 협력에 열려 있다는 점을 꼽았다. 무기를 사는 국가 입장에서도 자국 기업이 생산이나 정비에 참여하면 방산 기반과 후속 지원 능력을 함께 키울 수 있다.

결국 한화의 전략은 완제품을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데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폴란드는 지휘통제와 미사일 생산, 크로아티아는 유지·정비, 프랑스는 유럽산 발사 체계와의 호환을 맡는 구조다. 현지 업체가 천무 체계의 일부를 맡을수록 도입국의 방산 기반과 운용망에도 천무가 깊숙이 들어간다. 천무의 유럽 경쟁력이 사거리와 가격뿐 아니라 현지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현지화’에서도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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