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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1만 2000발 찍겠다는 美 순항미사일…‘토마호크보다 싼’ 이유 [밀리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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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회 이상 시험비행 거쳐 이미 1억 5000만 달러 주문 확보
고가 미사일 재고 부담 커지자 ‘싸고 많이 만드는’ 방식에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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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방산 스타트업 코버넌트가 개발한 장거리 순항미사일 ‘앤섬’이 지난 6월 30일 비공개 장소에서 시험비행하고 있다. 코버넌트는 앤섬을 연간 최대 1만 2000발 생산하는 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 이란 전쟁 등으로 줄어든 장거리 정밀타격 미사일 재고를 채우기 위해 ‘싸고 많이 만드는’ 방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 방산 스타트업 코버넌트는 연간 최대 1만 2000발을 생산할 수 있는 저가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앤섬’(Anthem)을 공개했다. 기존 토마호크나 재즘(JASSM)-ER 같은 고가 미사일을 대량으로 보완하겠다는 구상이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코버넌트는 2년간 개발한 지상 발사 순항미사일 앤섬을 이날 공개했다. 회사 측은 지난 1년 동안 이 미사일을 200차례 이상 시험 비행했으며, 이미 1억 5000만 달러(약 2000억원) 규모의 주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앤섬은 최대 250㎏의 탄두를 싣고 장거리를 비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발사 때는 고체 연료 로켓 모터를 사용하고 순항 단계에서는 중유계 연료를 쓰는 제트엔진으로 비행한다. 토마호크의 탄두 중량이 약 450㎏인 점을 고려하면 파괴력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코버넌트는 낮은 가격과 대량 운용으로 이를 보완한다는 구상이다.

정확한 사거리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마이클 카우프만 코버넌트 최고경영자(CEO)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앤섬이 독일과 영국이 추진하는 사거리 2000㎞ 이상 정밀 종심타격무기 구상에 부합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가격과 생산량이다. FT에 따르면 토마호크는 해외 판매 가격이 발당 400만~600만 달러(약 53억~80억원)에 이르지만, 앤섬은 양산 단계에서 수십만 유로 중반대를 목표로 한다. 단순 비교하면 토마호크의 10분의 1 안팎 수준이다. 코버넌트 측은 기존 대형 방산업체들이 만드는 비슷한 장거리 미사일은 생산량이 적고 가격이 높다며, 이를 바꾸기 위해 앤섬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美·독일·이스라엘서 연 1만 2000발…‘물량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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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방산 스타트업 코버넌트의 주력 무기체계인 장거리 순항미사일 ‘앤섬’(Anthem). 코버넌트 제공


코버넌트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와 독일 작센주 공장에서 각각 연간 5000발, 이스라엘 북부 공장에서 2000발을 생산하는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세 생산 기지를 모두 가동해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댈러스 공장은 9일 문을 열었고, 독일 공장은 2027년 초 본격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독일 생산 시설은 2028년 연간 5000발 생산 속도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다. 코버넌트는 공급망 병목을 줄이기 위해 고체 로켓 모터 공급 업체 3곳을 확보했고 네 번째 업체와도 협의하고 있다. 향후 2년간 4000개 이상의 제트엔진을 공급받는 장기 계약도 맺었다.

첫 해외 고객은 올해 말 독일산 앤섬을 인도받을 예정이며, 미 육군도 2027년부터 물량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에서는 이미 1건의 계약을 확보했지만 고객 국가는 공개하지 않았다.

앤섬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최근 전쟁에서 드러난 서방의 미사일 부족 문제가 있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이란 전쟁 등에서 장거리 정밀 타격 무기를 빠르게 소모하면서 재고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버넌트는 이를 겨냥해 토마호크와 재즘-ER 같은 기존 장거리 미사일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 보다 싼 무기를 대량 투입해 함께 운용한다는 구상을 내세웠다.

토마호크는 연 1000발로 증산…앤섬은 ‘대량 소모전’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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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해군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미국은 향후 연간 생산량을 1000발까지 늘릴 계획이다. 미 국방부 제공


토마호크와 비교하면 생산 규모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토마호크를 만드는 RTX 산하 레이시온은 현재 연간 60~90발 수준인 생산량을 앞으로 연 1000발까지 늘릴 계획이다. 반면 코버넌트가 제시한 앤섬의 최종 생산 목표는 그보다 12배 많은 연 1만 2000발이다.

코버넌트는 앤섬을 처음부터 중국과의 잠재적 충돌까지 염두에 두고 설계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필리핀 등 중국과 가까운 동맹국 도서 지역에 지상 발사 장거리 무기를 배치해 유인 전투기나 함정에만 의존하지 않고 중국 내 목표물을 타격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유럽에서도 수요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코버넌트는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처럼 넓은 영토와 대규모 무기고를 가진 상대에 대응하려면 장거리 미사일 수만 발이 필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독일산 앤섬은 부품의 95% 이상을 유럽에서 조달하며 장기적으로 미국산 부품 의존도를 없애는 것이 목표다.

다만 이 생산 목표는 현재 실제 생산량이 아니라 미국·독일·이스라엘 공장이 모두 목표 생산 능력에 도달했을 때 가능한 최대치다. 신생 방산업체가 이처럼 큰 물량을 실제로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을지는 향후 양산 과정에서 확인해야 한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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