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표시·경고등 켜졌는데 그대로 통과…초등생과 불과 몇 cm 차이
경찰, 19세 운전자 특정…美 스쿨버스 안전규정 위반 처벌 엄격
미국에서 어린이를 내려주기 위해 멈춘 스쿨버스를 한 승용차가 그대로 지나쳐 도로를 건너던 초등학생을 칠 뻔한 아찔한 장면이 포착됐다. 차량은 속도를 거의 줄이지 않은 채 아이 바로 앞을 스쳐 지나갔고, 경찰은 19세 운전자를 특정해 처벌 절차를 밟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ABC 계열 WTVG 등에 따르면 사건은 전날 오후 4시 5분쯤 미시간주 먼로 카운티 베드퍼드 타운십 더글러스 로드에서 발생했다.
당시 스쿨버스는 학생을 내려주기 위해 도로에 정차해 있었다. 버스에는 다른 차량에 멈추라는 의미의 빨간 경고등이 깜빡이고 있었고, 측면의 정지 표지판도 펼쳐져 있었다.
버스에서 내린 초등학생이 도로 반대편으로 건너기 시작한 순간, 반대 방향에서 오던 파란색 승용차 한 대가 멈추지 않고 그대로 버스 옆을 통과했다.
먼로 카운티 보안관실은 해당 차량이 속도를 거의 줄이지 않은 채 정차한 스쿨버스를 지나갔으며, 차량과 학생 사이 거리는 불과 몇 인치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1인치는 2.54㎝로, 조금만 상황이 달랐다면 큰 인명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버스 CCTV에 고스란히…19세 운전자 특정
아찔한 장면은 스쿨버스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에 그대로 담겼다.
경찰은 영상을 분석해 차량의 특징과 번호판을 확보했다. 이후 베드퍼드와 인근 오하이오주 톨레도 지역에 설치된 차량 번호 인식 카메라 자료까지 대조하며 차량의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수사 결과 경찰은 톨레도에 사는 19세 남성 운전자를 특정했다. 해당 차량은 파란색 쉐보레 말리부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남성에게 난폭 운전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행히 초등학생은 차량과 충돌하지 않아 다치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학생들이 타고 내리는 동안 스쿨버스 주변 차량이 반드시 정차하도록 엄격하게 규제한다. 특히 미시간주에서는 스쿨버스가 빨간 경고등을 켜고 정지 표지판을 펼치면 주변 운전자들은 버스에 이르기 전 멈춰야 한다.
스쿨버스에 설치된 이른바 ‘스톱 암 카메라’ 영상도 위반 차량을 특정하는 데 활용된다. 카메라는 차량과 번호판뿐 아니라 위반 시각과 장소까지 기록해 경찰 수사와 단속의 근거가 된다.
아이 다치면 징역형…한국도 통학버스 앞에서는 ‘일시정지’
미시간주에서 정차한 스쿨버스를 불법으로 지나가면 최대 500달러(약 67만원)의 벌금을 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사람을 다치게 하면 최대 1년의 징역과 1000달러(약 135만원)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사망 사고로 이어지면 처벌 수위는 크게 높아진다. 중범죄로 기소될 수 있으며 최대 15년의 징역과 7500달러(약 1010만원)의 벌금이 가능하다.
한국도 어린이 통학 버스 주변 차량에 별도의 주의 의무를 둔다. 현행 도로교통법은 어린이가 타고 내리는 통학 버스가 점멸등을 켜고 정차하면 같은 차로와 바로 옆 차로를 달리는 차량이 버스에 이르기 전 일시 정지한 뒤 안전을 확인하고 서행하도록 규정한다.
중앙선이 없거나 편도 1차로인 도로에서는 반대편에서 오는 차량에도 같은 의무가 적용된다. 어린이를 태우고 운행 중인 통학 버스를 앞지르는 것도 금지된다.
미시간주에서는 스쿨버스 정지 신호를 무시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적발되고 있다. 현지 당국은 하루 동안 진행한 조사에서도 2000건이 넘는 불법 추월·통과 사례가 보고된 적이 있다며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다행히 초등학생이 차량과 충돌하지 않아 인명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빨간 경고등과 정지 표지판이 모두 작동하고 있었는데도 승용차가 그대로 통과하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현지에서는 어린이 통학 안전을 위협한 위험한 운전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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