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vs러시아 해상 무인정, 흑해에서 충돌
-우크라군 “세계 역사상 최초의 전투”
-한국군 수상 무인정 현재 위치는?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의 해상 무인 수상정이 흑해에서 맞붙었다. 세계 최초의 무인 함정 간 전투로 규정된 이번 전투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무인 수상정이 첫 승리를 거뒀다.
해군 전문 매체 나발뉴스 등 외신의 1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해군은 이날 흑해에서 사르간-3000 무인 수상정 1척으로 러시아 무인정을 격파했다고 발표했다.
사르간-3000 무인수상정은 정찰과 감시뿐 아니라 타격 임무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발된 해상 무인전투체계다. 2026년 4월 우크라이나 해군에 정식으로 도입됐으며, 원격조종과 자율항법 기능을 활용해 장거리 해상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언론 아말뉴스는 “우크라이나의 사르간-3000은 작전 중 우크라이나의 델타 상황 인식 시스템과 연결되어 표적 데이터, 비디오 영상, 원격 측정 데이터를 운용자에게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다”며 “이 시스템은 이중화된 위성통신 단말기를 포함한 다중 채널 제어 기능과 GPS 교란 시에도 작동을 보장할 수 있는 자율 관성 및 광학 항법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사르간-3000의 공격을 받은 러시아군의 무인 수상정은 개량형 오르칸으로 알려졌다. 오르칸은 폭발물 공격을 위해 설계된 비교적 소형의 해상 무인정으로, 내부에 장착된 모터를 이용해 제트 스키처럼 조종할 수 있어 구동이 빠르고 민첩한 것이 특징이다.
러시아는 해당 무인 수상함을 크림반도 북서부와 도누즐라프 호수에 새로 건설된 특수 기지에 배치해 왔다. 특히 도누즐라프 기지는 임무 수행 전 무인 수상함을 보호하기 위해 분산된 방파제까지 설치했다.
세계 최초의 해상 무인정 전투, 어떻게 벌어졌나나발뉴스에 따르면 전투가 벌어진 정확한 위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오데사와 크림반도 사이의 흑해 북서부 해역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전투 당시 오르칸함은 돌격용 폭약을 장착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이를 공격하는 사르간-3000은 12.7㎜ 기관총이 장착된 콩스베르그 프로텍터 원격조종장치(RWS)를 탑재했다.
이번 작전에서 우크라이나 해군과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은 합동으로 수색과 요격 임무를 맡았다. 군사정보국 소속 정찰부대가 흑해 해역에서 움직이는 러시아 해군 무인 수상정을 먼저 찾아내 정보를 인계하고, 이후 우크라이나 해군이 사르간-3000을 전장에 보내 러시아 측 무인정을 파괴하는 방식이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사르간-3000이 러시아 무인 수상정을 포착한 뒤 기관총으로 공격한다. 이어 프로텍터 함포 시스템이 러시아 무인 수상정을 향해 사격하는 장면이 클로즈업된다. 이후 영상 말미에는 사르간-3000의 공격을 받은 러시아 무인 수상정이 함미부터 침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르간-3000 활약의 의미우크라이나 해군은 이번 교전을 두고 “무인 해군 함정 사이에서 일어난 역사상 최초의 전투”라고 규정했다.
이번 전투는 무엇보다 무인 수상정이 기존 역할에서 벗어나 업그레이드된 무기 플랫폼으로 발전한 사실을 입증했다는 것에 있다.
해당 무기는 당초 이란제 샤헤드 드론과 마찬가지로 일회용 자폭 공격 무기로 설계됐지만 이후 원격 조종 무기 플랫폼으로 발전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이번 작전이 방어력이 약한 대형 군함을 기습하는 데 주로 활용해 오던 무인정이 기존 전술에서 벗어나 고속으로 기동하는 상대 무인정을 원격 기관총으로 직접 파괴하는 해상 공중전 형태로 진화했다고 평가한다.
미국 군사 전문 매체 더워존은 “해상 무인정 간의 교전은 넓은 해역과 드론을 탐지하고 파괴하는 데 따르는 어려움이 있을 때 주목할 만한 사례”라고 분석했다.
이어 “장거리 및 장시간 작전이 가능한 무인정은 다른 무인정을 추적하는 데 사용될 수 있으며, 이번 교전에서처럼 항구, 선박 및 과거 무인 수상정의 공격을 받았던 다른 목표물을 보호하는 일종의 경계선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흑해 사례는 한 해상 드론이 반격할 수 없는 다른 드론을 추격해 파괴한 역사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양측의 무기 개발 속도가 빠른 것을 고려하면 무장 드론 보트 간의 대결이 곧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한국군 수상 무인정 현재 위치는?흑해에서 발생한 이번 사례는 한국 해군의 해양 유무인 복합체계 개발 방향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네이비 시 고스트’(Navy SEA GHOST)로 불리는 해양 유무인 복합체계는 한국 해군이 추진하는 해양작전 개념으로, 유인 함정과 무인수상정(USV), 무인잠수정(UUV), 무인항공기(UAV) 등 다양한 무인체계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작전 효율성과 생존성을 높이는 체계다.
LIG D&A가 개발 중인 ‘해검’ 계열을 비롯해 한화시스템의 중형급 전투용 무인수상정 등이 개발되고 있으며, 일부 체계는 감시·정찰을 넘어 원격무장과 유도무기 등을 활용한 전투 임무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해검 계열은 거친 해상환경에서의 운용 성능과 유도 로켓 발사 등을 시험했으며, 최근에는 여러 대의 무인수상정을 하나의 지휘통제체계로 연결하는 실해역 시연을 진행했다. 한화시스템 역시 정찰용 무인수상정의 자율운항 실증을 마친 데 이어 30t급 무인수상정을 진수하고 본격적인 해상시험에 들어갔다.
특히 해검-Ⅲ는 사르간-3000과 마찬가지로 단순 정찰용이 아니라 12.7㎜ 중기관총과 비궁 유도로켓을 탑재할 수 있고 실제 무장 시험까지 진행된 무인 수상정인 만큼, 이번 사르간-3000의 실전 활약은 향후 한국의 무인수상정 전력화와 유·무인 복합전력 발전에도 시사점을 줄 것으로 보인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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