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2년까지 협동전투기 전력 확대…유인기 위험 줄이고 작전 규모 늘린다
中은 스텔스 협동 편대 공개…韓도 KF-21·무인기 연계 구상
미국 공군이 중국과의 충돌을 비롯한 미래전에 대비해 ‘조종사 없는 전투기’를 대거 확보한다. 2032년까지 유인 전투기와 함께 작전할 협동전투기(CCA) 500대를 갖추겠다는 목표다. 조종사가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임무를 무인기와 나누면서 전장에 투입할 항공기 수를 늘리려는 구상이다.
트로이 마잉크 미 공군장관은 14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내셔널하버에서 열린 항공·우주·사이버 콘퍼런스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미 공군의 장기 구매 목표는 약 1000대이며, 이 가운데 500대를 2032년까지 확보할 방침이다.
마잉크 장관은 이날 제너럴아토믹스의 FQ-42에 ‘복수’를 뜻하는 ‘벤전스’라는 공식 명칭을 부여했다. 업체가 사용하던 ‘다크 멀린’을 바꾼 것이다. 안두릴의 FQ-44는 기존에 쓰던 ‘퓨리’가 공식 명칭으로 확정됐다.
군사 전문 매체 워존(TWZ)은 미 공군이 특히 중국처럼 강력한 군사력을 갖춘 상대와의 고강도 분쟁에서 CCA를 필수 전력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투기의 성능뿐 아니라 얼마나 많은 항공기를 작전에 투입할 수 있느냐도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조종사 위험 줄이고…한 편대가 맡을 임무 늘린다
CCA의 핵심은 유인 전투기의 임무를 무인기와 나눠 맡는 데 있다. 함께 정보를 수집하고 공유하면서 편대 전체의 탐지 범위와 공격 능력, 생존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유인 전투기만으로 작전 규모를 늘리려면 기체 구매뿐 아니라 조종사 양성과 운용에도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한다. 미 공군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무인기를 결합해 전력을 확충하려 한다.
센서와 무장을 여러 기체에 분산하면 한 전투기가 모든 역할을 떠맡을 필요도 줄어든다. 상대는 더 많은 항공기를 탐지하고 대응해야 한다. 위험한 임무 일부를 무인기에 맡기면 조종사를 직접 노출하는 부담도 낮출 수 있다.
미 공군은 지난 6월 FQ-42와 FQ-44의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에는 2030년 말까지 전투 임무용 CCA 150대 이상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그 이후인 2032년까지 전력을 얼마나 늘릴지 구체화한 것이다.
기체와 임무 자율화 소프트웨어를 별도로 조달하는 방식도 추진한다. 여러 업체의 경쟁을 통해 비용을 낮추고, 기체 개발과 별개로 소프트웨어 기능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조종사가 탑승하지 않는다고 사람이 전투에서 손을 떼는 것은 아니다. 미 공군은 CCA를 반자율 체계로 설명한다. 사람이 임무를 지시하고 감독하는 가운데 무인기가 비행과 임무 수행의 일부를 맡는다.
500대 확보도 앞으로 달성해야 할 목표다. 생산량을 늘리는 동시에 자율화 소프트웨어의 신뢰도와 유인기 연동 능력을 검증해야 한다. 부대가 이를 익히고 실제 작전에 적용하는 과정도 남아 있다.
중국도 협동 편대…한국은 KF-21 중심으로
중국 역시 유인 전투기와 스텔스 무인기를 결합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중국 공군은 지난해 11월 창설 기념 영상에서 GJ-11 무인기가 J-20 스텔스 전투기, J-16D 전자전기와 함께 비행하는 장면을 선보였다.
서로 다른 기체를 연결해 협동 작전을 추진한다는 방향을 보여준 것이다. 다만 영상만으로 무인기의 자율 판단 수준이나 실제 교전 능력까지 확인할 수는 없다. 미국의 500대 계획과 직접 비교할 중국 측 공식 도입 목표도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지난 7월 영국 판버러 국제에어쇼에서 KF-21을 중심으로 무인기를 연결하는 차세대 공중전투체계를 제시했다.
KF-21 한 대에 중형 무인전투기 MUCCA 4대와 소형 다목적 무인기 SUCA 8대를 연계하는 ‘1-4-8’ 편대 구상이 대표적이다. 무인기 12대는 한국군 전체 도입 물량이 아니라 하나의 편대를 구성하는 개념상의 숫자다.
이 구상을 실현하려면 조종사가 무인기를 한 대씩 원격 조종하는 대신 임무 목표를 부여하고, 무인기들이 이를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 각 기체가 정보를 공유하고 역할을 나누는 기술이 필요하다.
한국형 편대는 아직 실제 합동 비행으로 완성도를 입증한 단계가 아니다. 통신이 끊기거나 적이 전파를 방해하는 상황에서도 임무를 이어갈 수 있는지 검증해야 한다.
미국이 내건 500대 목표도 결국 같은 과제로 이어진다. 무인기를 많이 만드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유인 전투기와 안전하게 연결하고 임무를 분담할 수 있어야, 늘어난 기체 수가 실제 공중전의 힘으로 바뀐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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