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에서 고리를 지닌 대표적 천체는 토성이다. 거대한 고리는 토성의 상징으로 갈릴레오가 만든 원시적인 망원경으로도 관측할 수 있었다. 다만 1610년 당시 갈릴레오는 고리로는 생각하지 못하고 토성이 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 시기 망원경 성능상 어쩔 수 없는 한계였다.
갈릴레오 이후 과학자들은 고성능 망원경과 우주 탐사선을 통해 태양계의 거대 가스 행성들은 모두 고리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리고 하우메아 같은 왜소행성급 천체는 물론 과거 같으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작고 멀리 떨어진 소행성의 고리까지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이 가운데 소행성 ‘카리클로’(Chariklo)는 토성과 천왕성 궤도 사이를 62.5년 주기로 공전하는 지름 약 250㎞ 정도의 천체로, 하나도 아닌 두 개의 고리를 지니고 있다. 카리클로는 목성과 해왕성 사이 궤도에 존재하는 얼음 및 암석 소행성 집단인 켄타우로스군 가운데 가장 큰 편에 속하지만, 어떻게 이렇게 복잡한 고리를 지니게 되었는지는 아직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이 미스터리 고리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2022년 10월 18일 안달루시아 천체물리학 연구소(IAA-CSIC)의 과학자들은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JWST)을 이용해 카리클로의 이중 고리를 관측했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은 현재 인류가 지닌 가장 강력한 망원경이지만, 그럼에도 멀리 떨어진 작은 천체의 고리를 직접 관측하기는 쉽지 않다. 고리가 너무 좁고 거리가 멀어 JWST나 지상 최대 망원경으로도 직접 촬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구팀은 유럽우주국의 가이아 관측 위성이 수집한 별 정보를 통해 카리클로의 고리가 특정 별빛을 가리는 시간을 미리 예측해, 빛이 고리를 통과할 때 관측을 시도했다.
별빛이 고리를 통과하는 순간을 포착하면 고리의 밀도와 두께 등 여러 가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과 카리클로 모두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이번 관측에서 상대 속도는 초속 2.5㎞로 거리를 생각할 때 매우 천천히 이동해 자세한 관측이 가능했다.
지난 10년간의 관측 결과와 이번 JWST 관측 결과를 분석한 결과, 연구팀은 의외의 사실을 발견했다. 두 고리에서 정반대의 변화가 나타났다. 안쪽 고리(C1R)의 불투명도는 이전 평균 0.303±0.028에서 0.431±0.012로 약 50% 가까이 유의미하게 높아진 반면, 바깥쪽 고리(C2R)는 불투명도가 약 60% 수준으로 낮아져 훨씬 약한 신호를 보였다.
멀리 떨어진 차갑고 작은 천체의 고리이기 때문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측했는데,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아직 그 이유는 정확히 모르지만, 안쪽 고리의 물질 보충이나 동적 재구조화, 바깥쪽 고리의 물질 손실, 또는 관측 파장에 따른 차이 등 역동적인 과정이 진행 중임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카리클로를 비롯한 태양계 외곽의 소행성들은 대부분 아직 미지의 존재다. 과학자들은 현재 지닌 관측 장비를 최대한 동원해 이들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고 있지만, 결국 이 미스터리를 밝혀내기 위해서는 직접 탐사선을 보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당장에는 계획이 없지만, 언젠가 인류의 호기심이 멀리 떨어진 작은 소행성에도 탐사선을 보낼 것으로 기대한다.
고든 정 과학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