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의 정유시설과 군 비행장을 다시 타격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SNS에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무인시스템군, 국방정보국(HUR), 대외정보국이 공동 작전을 벌여 러시아 야로슬라블 정유공장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독립 언론 아스트라제네거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공격한 야로슬라블 정유공장은 연간 약 1500만t의 원유를 처리하는 러시아 5대 정유시설 중 하나다. 이곳에서는 휘발유와 경유, 항공유, 액화가스 등 다양한 석유제품을 생산해 왔다.
이번 공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휴전’을 주장한 이후에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패싱’ 당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우크라이나 전쟁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에너지 시설 정밀 타격이 전 세계 경유 부족 현상을 유발한다며 공격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다음 날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의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멈추기로 합의했다며 ‘에너지 휴전’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보란 듯 서로의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타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수송기 3대·헬기 3대 등도 ‘화르르’젤렌스키 대통령은 같은 날 로스토프주의 군 비행장을 타격해 군용 항공기 여러 대가 파손됐다고도 밝혔다.
우크라이나 매체 유나이티드24의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의 군 비행장 타격으로 An-12 수송기 1대와 An-26 수송기 2대, 헬리콥터 3대가 파괴됐다.
An-12는 최대 약 20t의 병력·화물과 차량·장비를 장거리 수송할 수 있는 중형 군용 수송기이며, An-26은 최대 약 5.5t의 화물과 병력을 수송하는 소형 전술 수송기로 병력·물자 보급 및 단거리 수송에 주로 사용된다.
군사 장비의 제원과 성능, 가격 등을 정리해 비교하는 군사 정보 사이트인 글로벌밀리터리에 따르면 An-12의 평균 단가는 약 2000만 달러(한화 약 277억원), An-26은 약 2200만 달러(305억원)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의 타격으로 파괴된 헬리콥터 3대의 정확한 기종은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우크라이나의 이번 공습으로 발생한 러시아의 항공 자산은 최소 1000억원어치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유나이티드24는 “이번 공격은 민간인과 주요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을 포함해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러시아의 지속적인 공습에 대한 보복”이라며 “이날 러시아군은 수도 키이우에 대한 야간 미사일 공격을 감행해 어린이 2명을 포함해 최소 20명이 부상하고 여러 건물과 기반 시설이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미 의회 “러시아산 석유 구입하면 관세 100%”트럼프 대통령의 ‘충고’가 전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국 의회는 러시아산 석유 구매 시 관세 100%를 부과하는 대러 제재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 하원은 지난 16일 찬성 262표, 반대 159표로 이른바 ‘린지 그레이엄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은 지난달 상원에서 86대 11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됐으며, 이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법률로 제정될 예정이다.
법안은 러시아 정부 관계자와 은행, 러시아의 에너지 수송을 담당하는 이른바 ‘그림자 선단’ 등을 제재 대상으로 삼는다. 특히 러시아산 원유 또는 천연가스를 많이 수입하는 국가에 최대 100%의 관세를 부과하도록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구한다.
공화당 소속 마이클 매콜 하원의원은 “러시아산 에너지를 계속 구매하는 국가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쟁을 지원할지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법안의 관세 조항을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법안 지지자들은 중국과 인도 등 러시아산 에너지를 대규모로 구매하는 국가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설명했지만, 반대론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 등 미국의 동맹국에도 관세를 부과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대러 제재가 고유가에 시달리는 동맹국들의 발목을 붙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표결 직전까지 법안 통과를 촉구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완벽하지 않은 결정이라도 내리는 것이 나을 때가 있다”고 호소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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