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뉴욕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하기 직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포함한 전역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AP통신 등 외신은 러시아가 23일(현지시간) 대낮부터 오후까지 미사일과 드론으로 키이우를 공격해 2명이 사망하고 41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이날 공격으로 키이우 상공에는 검은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올랐으며 시내 곳곳의 연료 보급소, 철도 인프라, 물류 창고 등이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텔레그램에 “수도가 탄도 미사일 공격을 받고 있다. 긴급 구조대가 세 곳에 파견됐으며 대피소에 머물러달라”며 위급함을 알렸다. 또한 전방 지역인 도네츠크의 한 마을에서도 러시아의 항공 폭탄 공격으로 최소 4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입었다.
특히 이번 러시아의 대규모 공격이 벌어지기 불과 몇 시간 전 젤렌스키 대통령은 국제적 지지와 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 중이었다. 그는 이날 유엔총회 단상에 올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0번 환자’로 지칭하며 유엔 회원국에 대러시아 압박 동참을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연설에서 “푸틴에게 행동할 자유가 더 많이 주어질수록 세상은 더 위험해진다”면서 “0번 환자를 막아야 한다. 그가 행동할 공간과 악을 퍼뜨릴 공간을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을 최초 감염원이라는 뜻의 ‘0번 환자’에 비유한 것. 이어 “우리는 이번 겨울이 매우 혹독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면서도 “이에 대응해 러시아도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신들은 이번 ‘타이밍 저격 공습’이 다목적 포석을 깔고 있다고 평가한다. 국제사회의 시선이 집중되는 외교 무대에서 우크라이나가 처한 참상을 극대화해 서방의 지원 피로감을 자극하는 한편, 대통령이 자리를 비운 사이 대낮 폭격을 감행함으로써 우크라이나 내부의 심리적 동요와 여론 분열을 노렸다는 지적이다.
또한 이 자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을 최근 한국에 보냈다는 사실을 전격 공개했다. 그는 “최근 북한군 전쟁 포로 2명을 대한민국으로 보냈다”면서 “이들은 생포하기가 쉽지 않다. 그중 한 명은 포로로 잡힐 것을 알아차렸을 때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고 운명이 자신을 죽게 놔두지 않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