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의 이른바 ‘경유 딜’에 대해 유럽이 강하게 비판하자 러시아가 역공에 나섰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12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방송 베스티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2022년 이후 유럽연합(EU) 국가들에 3207억달러(약 429조원) 상당의 에너지 자원을 공급했다”면서 “올해 9개월 동안에도 유럽에 213억달러(약 28조원) 상당의 에너지를 공급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노박 부총리는 최근 몇 년 동안 EU에 대한 수출 구성이 상당히 바뀌었지만, 유럽 고객들이 요청하는 공급은 계속되고 있으며 러시아는 계약상 의무를 계속 이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외에도 그는 러시아와 미국 기업들이 경유 공급에 대한 협상을 시작했으며, 연말까지 세계 시장에 대한 경유 수출량을 월 350만톤으로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노박 부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미국과 러시아 간 경유 공급 계약을 EU가 강하게 비판한 것에 대한 맞대응으로 풀이된다. EU가 앞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외치면서도 뒤로는 막대한 양의 러시아산 에너지를 사고 있다는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러시아가 즉시 미국 및 세계 시장에 30만t 이상의 경유를 공급하고 이후에도 추가 공급에 나서면서 총 480만t을 공급하기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발표가 나온 직후 EU와 우크라이나는 즉각 비판에 나섰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10일 “러시아산 경유에 대한 제재 중단은 러시아가 전쟁을 수행할 수입을 더 벌어준다”며 “지금은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완화할 때가 아니며, 유럽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과 독일 등 주요 유럽국들도 러시아에 대한 제재 완화 조치에 “매우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여기에 전쟁 당사자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이번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주는 ‘선물’과 같다”며 “러시아가 석유제품을 판매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끝내야 할 전쟁을 장기화하도록 투자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반발이 계속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EU는 에너지값으로 러시아에 2500억달러를 지불했고, 가짜뉴스 언론은 이 이야기에 접근하려 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박종익 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