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군사연구소 “러, 사거리 6500㎞ 미사일 준비중”
-“러 전폭기, 북극에서 미국 공격 가능할 것”
-우크라 공격용일까, 나토 공격용일까?
러시아가 사거리 6500㎞에 달하는 순항미사일을 도입해 장거리 타격 능력을 확대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즈델리예 506’으로도 알려진 Kh-BD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Tu-95MS와 Tu-160M 전략 폭격기에 탑재하기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해당 순항미사일은 러시아의 기존 폭격기 전력의 공격 범위를 확장하기 위해 설계됐다. RUSI 보고서는 “사거리 6500㎞의 이 미사일은 러시아 폭격기가 북극에서 미국 영토를 공격할 수 있게 해준다”며 “러시아가 북극에 가진 알렉산드라 랜드섬을 발사 기지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러한 능력은 러시아의 전략적 타격 선택지를 확대하고 미국의 방공 계획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면서도 “다만 아직까지 Kh-BD의 실제 성능과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뚫을 수 있는 능력은 독립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러시아가 해당 미사일을 완전히 확보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매체 밀리타르니가 지난해 입수한 러시아 조달 문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해당 미사일 32발을 두 차례에 걸쳐 확보할 계획이었다.
문서상으로는 2024년과 2026년에 각각 16발을 인도하는 일정이었으며 미사일 한 발의 가격은 약 3억 3700만 루블(현재 환율 기준 한화 약 54억원)로 추정됐다. 총 32발을 모두 도입하는 데 드는 비용은 173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12일 “계획대로 두 차례의 인도가 모두 이뤄졌다면 러시아는 총 32발을 확보했을 것”이라며 “다만 해당 순항미사일이 실제로 생산·인도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2년이 지난 2023년 9월 당시 Kh-BD 순항미사일이 Tu-160에 탑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군사 전문 매체 더워존은 “해당 미사일이 항공기에 탑재돼 있다는 발표만으로 모든 시험이 끝났거나 정식으로 실전 배치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짚었다.
디펜스 익스프레스도 “해당 미사일은 러시아의 기존 Kh-101 공대지 순항미사일보다 크기가 더 커서 Tu-95MS와 Tu-160 폭격기에 탑재하려면 추가적인 개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거리 6500㎞ 미사일, 우크라 또는 나토에 발사할까디펜스 익스프레스는 러시아가 신형 무기 배치와 관련해 두 가지 잠재적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먼저 한 가지 가능성은 러시아가 Kh-BD 미사일을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해 실제 전투 상황에서 미사일 성능을 시험하는 것이다.
또 하나의 가능성은 러시아군이 해당 미사일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와의 직접적인 충돌 가능성에 대비한 전략적 비축량으로 보유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매체 유나이티드24는 “러시아가 기존 장거리 항공기의 개량형에만 의존하는 상황에서, Kh-BD와 같은 첨단 순항미사일은 러시아의 미래 공격 능력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꾸준히 나토에 대한 위협을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달 30일 나토에 보낸 서한에서 “나토 회원국들이 칼리닌그라드를 나라의 다른 지역에서 고립시키려는 어떤 시도라도 감행할 경우 영토 방어를 위해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군사력과 수단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알렉서스 그린케위치 나토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은 12일 폴란드 바르샤바 안보포럼에서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을 공격할 경우 센서와 자율 시스템, 군사력을 동원해 저지하겠다고 받아쳤다.
다만 그는 “러시아와의 충돌이 임박했거나 불가피하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평화를 유지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전쟁에 대비하는 것이다. 또 오해를 해소하기 위한 소통 채널도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h-BD 장거리 순항미사일, 어떤 무기?더워존에 따르면 러시아는 2013년 8월 해당 미사일 개발 사업을 시작했고 2017년부터 Kh-BD 개발에 관한 정보가 공개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사거리 6500㎞’라는 정보는 러시아군 장거리항공 사령관 세르게이 코빌라시가 2023년 9월 이 미사일을 소개하면서 언급한 것이다.
설계 및 개발은 기존 Kh-101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개발한 라두가 설계국(MKB Raduga)이 맡았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Kh-BD가 완전히 별개의 무기 체계라기보다 기존 공중발사 순항미사일 기술을 바탕으로 사거리와 전략적 운용 범위를 확대하려는 개발 사업으로 평가한다.
Kh-BD와 자주 비교 대상에 오르는 Kh-101은 재래식 탄두를 탑재하는 미사일로 알려져 있으며, 관련 핵탄두형은 Kh-102로 구분된다. Kh-BD 역시 러시아 조달 문서에 재래식 탄두형과 ‘특수’ 탄두형이 별도로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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