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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본토 넘어 호주·남미까지 사정권”…김정은이 공개한 ‘미사일 세계지도’ [밀리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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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국방혁명박물관에 화성-20·신형 SLBM 전시
이동식 발사대 앞 다탄두 도면·세계지도 등장
전문가 “타격 범위 과시”…실제 성능은 미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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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1일 새로 개관한 국방혁명박물관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형을 둘러보고 있다. 노란 원 안에는 세계지도와 다탄두 관련 도면으로 분석되는 전시판이 설치돼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미국 본토를 넘어 호주와 남미까지 미사일 사정권에 넣겠다는 구상을 담은 것으로 해석되는 세계지도를 공개했다.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형’ 앞에는 여러 핵탄두를 탑재하는 기술과 관련된 도면도 등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장거리 핵미사일 전력의 확대를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은 13일(현지시간) 북한이 새로 개관한 국방혁명박물관에 화성-20형과 다탄두 관련 도면, 세계지도를 함께 전시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노동당 창건 81주년을 맞아 지난 11일 제2경제위원회 국방혁명박물관 개관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부인 리설주 여사, 딸 주애와 함께 행사에 참석해 각종 무기를 둘러봤다.

특히 공개된 사진에서는 대형 이동식발사대(TEL)에 실린 화성-20형과 그 앞에 설치된 전시물이 눈길을 끈다. 전시물에는 여러 탄두의 구조를 보여주는 것으로 추정되는 도면과 세계지도가 포함됐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사무총장은 공개된 사진을 분석한 뒤 “화성-20 이동식 발사대 앞 다탄두 도면과 세계 지도에는 미국 본토를 넘어 중동, 호주, 남미까지 사정권을 과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의 타격 범위를 과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세계지도에 표시된 사정권이 실제 검증된 미사일 성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화성-20 앞 다탄두 도면…美 방어망 겨냥한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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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이 지난 11일 국방혁명박물관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형 앞에 설치된 세계지도와 다탄두 관련 전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화성-20형은 북한이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한 신형 고체연료 ICBM이다. 당시 기존 화성-19형보다 탄두부가 넓어진 모습이 확인되면서 여러 핵탄두를 탑재하기 위한 설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전시는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의 사거리뿐 아니라 탄두 운용 능력까지 강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탄두 기술은 하나의 미사일에 여러 탄두를 실어 운반하는 방식이다. 특히 개별유도 다탄두(MIRV) 기술을 확보하면 미사일에서 분리된 탄두들이 서로 다른 목표를 향해 날아갈 수 있다.

이는 방어하는 입장에서 더 큰 부담이다. 하나의 미사일에서 여러 탄두가 분리되면 요격해야 할 표적이 늘어나고 미사일 방어망의 대응도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해 화성-20형 등에 사용할 수 있는 고출력 고체연료 엔진을 공개했고, 올해도 관련 추진 기술 개발을 이어왔다. 고체연료 미사일은 액체연료 방식보다 발사 준비 시간이 짧고 운용 과정에서 탐지될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강력한 엔진과 다탄두 도면을 확보했다고 실제 운용 능력까지 완성한 것은 아니다. 여러 탄두를 정확히 분리하고 개별 목표로 유도하는 기술은 물론, 대기권 재진입 과정에서 탄두를 보호하는 능력도 입증해야 한다.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화성-20형이 이런 능력을 실제 비행시험에서 검증했다고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다. 세계지도 역시 북한이 과시하려는 타격 범위를 보여주는 자료이지, 해당 지역을 정확하게 공격할 수 있다는 증거는 아니다.

신형 SLBM·극초음속 미사일까지…핵전력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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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지난 11일 개관식을 연 국방혁명박물관 내부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각종 미사일이 전시돼 있다. 북한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형을 비롯한 다양한 무기체계를 공개하며 국방력 강화 성과를 과시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은 이번 박물관에 화성-20형 외에도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16마’, 600㎜ 초대형 방사포, 대함미사일 ‘바다수리’ 등을 전시했다.

지상에서 발사하는 ICBM뿐 아니라 잠수함과 다양한 이동식 발사체계를 활용해 공격 수단을 다변화하겠다는 구상을 드러낸 셈이다.

김 위원장은 개관식에서 세계 최강의 국방공업을 건설하는 것이 노동당의 천직이라며 무기체계를 계속 개발하고 박물관의 규모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해까지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계기로 무장장비 전시회를 열었지만, 올해는 상설 박물관을 마련했다. 일회성 무력 과시를 넘어 김정은 집권 이후의 무기 개발 성과를 지속해 선전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로이터는 이번 공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회동 가능성을 언급한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전력 확대를 과시해 향후 북미 대화에서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박물관에 전시된 무기와 도면만으로 북한이 주장하는 모든 성능을 확보했다고 볼 수는 없다. 화성-20형의 실제 비행 능력과 다탄두 운용 기술이 어디까지 발전했는지는 향후 시험 결과 등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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