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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에서 ‘카피바라’에 총질한 아르헨티나 남성…“징역형 가능성” [여기는 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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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학대 용의자가 총을 들고 카피바라 무리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영상 캡처


떼를 지어 몰려 있는 카피바라에 총질을 한 아르헨티나 남성이 동물 학대 혐의로 처벌을 받게 됐다.

카피바라는 아르헨티나 등 남미에 서식하는 설치류다. 몸길이는 최대 1.3m, 무게는 65㎏에 이를 수 있어 현존하는 설치류 중에선 가장 큰 덩치를 갖고 있다.

아르헨티나 언론은 21일(현지시간) 전원주택 단지 내에서 카피바라 떼에 총을 쏜 남성이 동물 학대 혐의로 송치됐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이미 압수수색을 통해 남자가 사용한 총기, 사건 발생 당시 남자가 입고 있던 옷을 증거로 확보했다”면서 남자가 법에 따라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연방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중대한 동물 학대에 대해선 최장 징역 1년이 선고될 수 있다.

사건은 아르헨티나 연방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인근 노르텔타에서 발생했다. 노르델타는 폐쇄형 고급 전원주택 단지가 들어서 있는 곳이다. 동물 학대 혐의로 처벌 위기에 처한 남자는 49세로 전원주택 주민이다.

이웃 주민들이 촬영해 소셜미디어(SNS)에 공유한 영상을 보면 남자는 반팔 티셔츠와 수면바지 차림으로 집에서 나왔다. 손에는 권총을 들고 있다. 남자는 자택 정원 내 수영장을 지나 카피바라 여러 마리가 몰려 있는 곳으로 가더니 방아쇠를 당기기 시작했다. 갑자기 총성이 울리면서 남자가 사는 전원주택 단지에선 한때 난리가 났다고 한다.

사건 이후 SNS에는 총을 맞은 카피바라의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남자가 거주하는 전원 단지 주민들은 사건을 경찰에 신고하고 규탄 성명을 냈다. 주민들은 남자의 행위에 대해 단지 내 공동생활 규칙으로 다룰 수 있는 문제가 아닌, 현행법에 규정된 동물 학대 범죄라면서 수사에 필요한 모든 증거 자료와 관련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이어 주민들은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고 모든 주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에 결코 타협이란 있을 수 없다면서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단호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자연환경이 뛰어난 노르델타의 전원주택 단지에 카피바라가 출몰하는 건 일상처럼 흔한 일이다. 카피바라는 공격성을 보인 적은 없지만 남자가 카피바라와 갈등을 빚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 한다. 익명을 원한 한 주민은 “남자가 카피바라만 보면 신경질적으로 반응하곤 했다”고 말했다.

사건이 알려지자 동물 보호 단체들은 일제히 심각한 동물 학대를 규탄했다. 아르헨티나 야생동물보호재단(FVSA)은 “강변 지역인 노르델타는 카피바라를 비롯한 여러 종의 자연 서식지”라면서 “카피바라가 자유롭게 살아가던 자연 서식지에 인간이 들어가 집을 짓고 살면서 원래의 주인을 몰아내려고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동물 보호 단체 관계자는 “카피바라 서식지에 인간이 살다 보니 카피바라를 자주 볼 수 있게 된 것일 뿐 결코 카피바라의 개체 수가 늘어난 것은 아니다”라면서 카피바라를 보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석훈 남미 통신원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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