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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소유’ 로봇, 트럼프에 팔면 안 돼!”…직원 수백 명 집단 반발 [핫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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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게티이미지 멀티비츠,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로봇 스팟. AI 생성 이미지


현대자동차 그룹의 미국 로봇 기업인 보스턴다이내믹스 직원들이 자사 로봇의 미국 이민세단속국(ICE) 도입에 반대하고 나섰다.

지난 23일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국 WBUR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보스턴다이내믹스 직원들은 회사 경영진에게 ICE와의 로봇 판매 계약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직원들은 해당 서한에서 “이번 계약이 회사의 이미지를 훼손할 뿐 아니라 회사가 미 사회 전체에 공포를 조성해 왔다고 비판받는 ICE와 직접 협력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8월 말 미 ABC뉴스 등 현지 언론은 미 국토안보부(DHS)가 공개한 조달계획을 토대로 “ICE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스팟’(SPOT) 로봇과 부속 장비를 구매하기 위한 신규 조달사업을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DHS는 스팟 로봇의 사용 목적을 공공안전과 법 집행 활동을 지원하는 것으로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ICE 요원들에게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환경에서 검사와 상황 인식, 위험 평가를 수행할 수 있는 원격 조작 로봇 역량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사람이 접근할 경우 위험할 수 있는 장소에서 로봇을 활용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라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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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국 WBUR 23일 보도 캡처


WBUR에 따르면 보스턴다이내믹스 직원 중 해당 청원에 서명한 직원은 300명 안팎으로 알려졌으며 이 중 절반은 익명으로 서명했다. 현재 보스턴다이내믹스 직원은 1500명 이상이다.

청원에 서명한 직원들은 해당 서한에서 “정부 기관이 민간인 심지어 우리 동료 중 일부를 잔혹하게 탄압하는 데 우리 회사의 기술이 이용되는 상황에서, 우리는 보스턴다이내믹스에서 일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이 거래를 계속 진행하기에는 위험이 너무 크다. 이로 인해 직원들이 퇴사하거나 신규 채용을 꺼릴 수 있다”며 “우리 중 많은 사람이 친구와 가족으로부터 이 소식이 사실인지 믿기지 않는다며, 만약 사실이라면 어떻게 우리가 양심의 가책 없이 살아갈 수 있겠냐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직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보스턴다이내믹스 측은 DHS와의 계약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아만다 맥마스터 보스턴다이내믹스 임시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이 보낸 서한을 검토한 결과 회사는 ICE에 로봇을 판매하기로 한 결정을 고수하기로 했다”며 “이번 계약 약관에는 로봇을 무기화하거나 해를 끼치는 등 위협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모든 시도를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록 직원 여러분이 이 결정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존중하고 받아들여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미 당국, 이민자 단속에 로봇개 투입할까ICE에 보급될 것으로 알려진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은 발로 움직이는 이동형 로봇으로, 카메라와 각종 센서를 활용해 사람이 직접 들어가기 어려운 공간을 살펴볼 수 있다.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으며, 현장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장비를 탑재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임기 시작 후 강압적인 불법 이민자 단속으로 꾸준히 논란이 됐다. 지난해 9월 발생한 조지아주 한국인 노동자 강제 구금 사태 역시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 단속을 한창 강화하던 시기에 발생했다.

DHS의 이번 조달계획에는 조달 장소로 조지아주 포트 베닝이 기재돼 있다. 포트 베닝은 한국인 구금 사태가 발생한 브라이언 카운티의 엘러벨에서 300여㎞ 떨어져 있으며, 이곳에는 미 육군 기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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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사족보행 로봇 스팟이 택배를 가정집 현관에 배송 중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유튜브 캡처


관건은 현대차가 지분을 소유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이 불법 이민 단속에도 투입될지 여부다.

스팟은 이미 미국 내 다른 정부기관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ABC뉴스에 따르면 해당 로봇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호를 맡는 미 비밀경호국에서도 사용되고 있으며, 2024년에는 플로리다주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마러라고 저택 주변을 스팟 로봇이 순찰하는 모습이 SNS에서 확산하기도 했다.

앞서 DHS의 조달문서에는 스팟이 실제 이민 단속 작전에 투입될지,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에 배치될지는 명시되지 않았다. ICE는 스팟 4대 및 기타 스팟 관련 기술 이용을 조건으로 보스턴다이내믹스와 130만 달러(한화 약 17억 2000만원) 규모의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옥에서 나온 괴물”DHS 측은 “해당 로봇을 이민자 체포 등 물리적인 행사에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지난 8월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조달 계획을 보도하며 “ICE가 체포와 추방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로봇견을 추가하려는 것”이라면서 “시민자유단체들로부터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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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사족보행 로봇 스팟. 보스턴다이내믹스 제공


보스턴 글로브는 경찰 등 공공기관의 로봇견 사용과 관련해 “감독에 대한 윤리적 우려와 민간 영역에서 군사용 수준의 장비를 배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제기돼 왔다”며 “2021년 뉴욕 경찰이 로봇견을 도입했을 당시 대중의 거센 반발이 있었고 이후 사용이 중단됐다가 2023년 다시 도입한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더욱 격렬한 반대 의견이 쏟아졌다. 레딧의 한 사용자는 “모두가 그것을 싫어한다”고 적었고, 또 다른 이용자는 로봇견을 두고 “지옥에서 나온 악몽 같은 괴물이다 ICE는 향후 로봇견을 ‘총기 플랫폼’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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