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 있는 국방부 건물과 사우디 원유 수출망의 핵심에 있는 라스타누라 정유시설을 표적으로 미사일 공습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야히야 사리 후티 반군 대변인은 “우리 군이 적국 사우디 리야드에 있는 국방부를 탄도미사일로 타격했으며 미사일이 직접 명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부에 있는 라스타누라 정유공장 역시 탄도미사일로 타격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라스타누라 정유공장은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운영하는 핵심 정유시설로, 하루 원유 처리 능력은 약 55만 배럴로 알려졌다. 해당 정유공장과 인접한 원유 수출 터미널은 사우디 원유 수출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리야드 도심에서는 시내 건물의 창문이 흔들릴 정도의 강한 폭발음이 들렸으며 주민들에게는 대피를 권고하는 긴급 문자 알림이 발송됐다.
사우디 반응은?사우디 당국은 후티 반군의 ‘국방부 건물 미사일 명중’ 주장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후티의 발표 이후 당국은 “리야드를 향해 발사된 후티 반군의 탄도미사일 2발을 영공에서 요격·파괴했다”고 밝혔다.
이는 후티 반군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사실이나 국방부 건물에 명중했다는 주장은 부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라스타누라 정유시설과 관련해서도 당국은 “사우디 주도 연합군이 동부 주를 향해 발사된 후티 반군의 미사일 3발을 격추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해사보안업체 뱅가드는 “이날 새벽 라스타누라 지역에서 화재가 보고됐다”며 화재는 진화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피해 규모와 원유 출하 작업에 미친 영향은 아직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후티 반군은 같은 날 사우디 남부에 있는 군용 수송기와 공항 등을 향해서도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해 추가 공습했다고 주장했다.
사우디·파키스탄·튀르키예, 이란과 만났다오는 11월 3일 미국의 중간선거 이후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재개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사우디와 파키스탄, 튀르키예가 이란에 고위급 안보 대표단을 파견해 역내 긴장 완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CNN 등 외신은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군 최고사령관과 이브라힘 칼린 튀르키예 국가정보국장, 칼리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 장관은 이날 테헤란에서 모흐센 레자에이 이란 국가안보실장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등 이란 고위 관리들과 회담했다”고 전했다.
이번 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중간선거 이후 이란에 대한 추가 군사작전을 명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열렸다.
특히 후티 반군이 지난달 사우디를 겨냥한 공격을 강화한 이후 양국 간 첫 고위급 접촉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이란과 접촉한 사우디·파키스탄·튀르키예는 최근 결성된 메카 동맹의 핵심 국가들이다. 핵무기를 보유한 파키스탄과 강력한 군사력을 갖춘 튀르키예, 경제력을 지닌 사우디가 참여하는 메카 동맹은 한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
후티의 공격이 거세지면서 메카 동맹국들의 분쟁 개입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 가운데, 이집트도 35년 만에 사우디 방어를 위한 군사 지원을 승인하면서 중동을 둘러싼 전운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이번 대화를 두고 이스라엘 군사정보국에서 이란 담당 부서를 이끌었던 대니 시트리노비츠는 “메카 동맹이 보다 독립적인 역내 안보 체계를 구축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며 “이란과 직접 대화하는 것은 이란이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역내 강국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메카 동맹국들의 이번 움직임이 실질적인 외교 돌파구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담당 선임 분석가 하미드레자 아지지는 CNN에 “이란은 추가 군사공격을 막을 확실한 보장을 원하지만, 사우디와 튀르키예, 파키스탄이 이를 제공하거나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충분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이어 “이들 국가가 미국이나 이란의 판단을 바꿀 새로운 제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실질적인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이번 회담은 전쟁 재개를 막기 위한 마지막 시도에 가까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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