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사우디 자금 계좌 연루 주장…제러드 쿠슈너 측 “허위” 반박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가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선임고문으로 중동 외교를 맡는 동안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지도자들이 조성한 20억 달러(약 2조 6500억원) 규모 비밀 계좌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탐사보도 기자 매슈 콜은 신간에서 쿠슈너가 이 자금에 접근할 수 있었으며 미국 정부 내 영향력을 이용해 걸프 국가들의 외교 의제를 밀었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시간) 콜의 신간 서평에서 의혹을 소개했다. 서평 필자 핀탄 오툴은 의회 차원의 긴급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배니티 페어는 22일(현지시간) 콜의 신간 발췌문을 공개했다.
UAE·사우디 자금 20억 달러 계좌 의혹
콜은 네덜란드 군사정보기관이 러시아 군사정보기관 서버에서 쿠슈너의 아이폰 화면 캡처를 발견했다고 썼다. 이후 기기를 분석해 쿠슈너가 UAE 은행 계좌에 로그인하는 장면을 포착했고, 해당 계좌로 아제르바이잔 은행을 거쳐 수억 달러가 들어온 정황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콜에 따르면 첫 번째 계좌에는 사우디와 UAE 자금 7억 5000만 달러가량이 들어갔다. 계좌는 UAE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는 자선재단 명의였으며, 쿠슈너는 소유주가 아니라 서명권자였다고 주장했다. 서명권자는 계좌 자금을 거래할 수 있지만, 발췌문에는 쿠슈너가 실제로 돈을 사용했는지 확인할 내용이 제시되지 않았다.
두 번째 계좌와 관련해 콜은 UAE 지도자가 2018년 봄까지 약 10억 달러를 아제르바이잔을 거쳐 이스라엘 중앙은행으로 보냈다고 썼다. 익명 취재원은 이 돈이 쿠슈너의 개인적 이익을 위한 자금이었다고 주장했다. 콜은 이란의 공격에 대비한 UAE 방어 자금 계좌도 있었다고 밝혔다. 책은 쿠슈너가 접근할 수 있었던 자금이 모두 약 20억 달러라고 주장한다.
쿠슈너 측 “계좌 없었다”…주장과 반박 엇갈려
NYT 서평은 책의 핵심 취재원 일부가 익명이며 쿠슈너는 콜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쿠슈너 측은 계좌가 존재하지 않았고 관련 의혹은 거짓이며 명예를 훼손한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쿠슈너가 외국 지도자들과 맺은 합의는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동의 아래 미국의 이익을 위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책에 거론된 데이비드 프리드먼 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도 자금이나 관련 소통에 관여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번 의혹은 쿠슈너가 백악관을 떠난 뒤 사우디 국부펀드가 그의 투자회사 어피니티 파트너스에 20억 달러를 투자한 기존 논란과는 별개다. 쿠슈너의 외교와 투자 간 이해충돌 논란은 앞서도 제기됐다. CNN은 지난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시자료를 분석해 어피니티가 이스라엘 금융사 피닉스 파이낸셜의 최대 주주라고 보도했다. 피닉스는 이스라엘군에 장비를 공급하는 최소 9개 기업에 투자했다. 다만 어피니티가 이들 방산업체 지분을 직접 보유한 것은 아니며, 쿠슈너의 외교 활동이 투자에 영향을 미쳤다는 정황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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