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로 되돌아간 것으로 추정된 캄보디아 ‘정글 소녀’가 실종 11일 만인 지난 7일(현지시간) 집 근처에서 발견돼 다시 부모의 품으로 돌아갔다.
18년이나 홀로 정글에서 살아온 것으로 추정돼 ‘정글소녀’로 불린 로촘 프니엥(Rochom P‘ngieng·28)은 지난달 25일 라타나키리 주에 있는 집 근처 우물가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 여성의 아버지라고 주장하는 살 루(Sal Lou)는 “정글에서 돌아온 딸이 말은 배우지 못했지만 최근까지 농사를 돕는 등 가족과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고 안타까워 했다.
많은 이들은 프니엥이 정글을 잊지 못해 돌아갔을 것이라고 추측했으나 ‘정글소녀’는 정글로 돌아간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집에서 100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간이 화장실에 빠진 채 무려 11일 간이나 구조를 기다려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 소식을 최초로 전한 프랑스 언론매체에 따르면 “화장실에서 여자의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이웃의 말에 따라 프니엥의 가족들이 이곳을 확인했고 깊이 10m아래에서 공포에 질려 있는 그녀를 발견했다.
살 루는 “딸은 오물이 가슴팍까지 차 있는 화장실 바닥에서 눈물을 흘리며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설명한 뒤 “이 좁은 입구에 어떻게 빠졌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프니엥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집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11일 간 아무것도 마시지도 먹지 못한 터라 극심한 탈수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녀의 부모는 “마을 사람들이 딸을 구출하는 걸 도와줬다. 딸을 깨끗하게 씻겼고 병원에서 치료도 받았지만 아직 기운을 차리지 못하고 잠만 자고 있다.”고 걱정했다.
1989년 정글에서 사라진 프니엥은 2007년 마을 사람들의 도시락을 훔쳐 먹다가 발각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당시 그녀는 아무것도 입지 않은 상태로 원숭이처럼 등이 굽은 채 기어다녔다.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뒤에도 언어를 익히지 못하고 옷을 입는 것을 거부하는 등 사회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사진=텔레그래프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