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테리(31)란 남성은 지난 1년 간 영국 링컨에 있는 한 쇼핑센터 앞 길거리에서 구걸행위를 했다. “집이 없어요.”란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의 어깨에 멘 꾀죄죄한 침낭을 본 사람들은 안타까운 마음에 선뜻 주머니 속 동전을 건넸다.
이 남성은 자신도 모르게 자꾸 욕설을 하는 신경장애를 앓고 있었는데 구걸을 하면서 욕설로 행인들에게 피해를 줘서 지난달 초 경찰에 체포됐다. 지난 1일(현지시간) 지역 치안법원은 경찰들의 제제에도 공격적 구걸행위를 거듭한 혐의로 100파운드(18만원) 벌금을 부과했다. 이 과정에서 그간 테리가 벌어들인 상상을 초월하는 많은 수입이 공개됐다.
이 남성은 주중에는 하루 40~50파운드(7~9만원)을 벌어들였으며 주말에는 100파운드(18만원)을 구걸로 벌어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주일 내내 일한 것으로 계산했을 때 이 남성은 지난해 2만 3000파운드(4200만원)이 넘는 돈을 번 것으로 추정된다.
주 6일만 일했더라도 연수입이 2만 5000파운드(4500만원)을 버는 영국의 회사원이 세금을 공제하고 받는 연봉과 비슷한 수준으로, 많은 이들을 허탈하게 했다.
또 “친구집을 전전한다.”는 주장과 달리 본인 소유의 집도 있으며 정부로부터 매달 80파운드(14만원)을 받아 챙겨 생계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이른바 ‘프로페셔널 거지’였다는 사실이 발각되자 영국 네티즌들은 “어렵게 낸 세금이 이 남성의 배를 불리는 눈먼돈이 되고 있다.”고 분개했다.
이러한 논란에도 테리는 “나는 구걸해서 번 돈으로 약이나 술을 사지 않았고 온전히 생활을 하는 데만 썼다.”면서 “구걸행위를 해서 정당하게 번 돈이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