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마닐라 국제공항에 도착한 비행기의 화장실에서 5개월 정도로 보이는 태아의 사체가 발견됐다. 필리핀 항공기에서 한 여성이 아기를 낳자마자 버리고 도망친 사건이 발생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일어난 일이라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필리핀AP통신에 따르면 전날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공항을 출발해 지난 3일(현지시간) 필리핀에 도착한 여객기 화장실 쓰레기통에서 4~5개월 정도로 보이는 태아의 사체가 버려져 있는 것을 청소부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청소부 랜디 온두는 “기내 청소를 모두 마친 뒤 화장실 쓰레기를 한 데 모아 버리던 중 휴지에 싸인 채 피 묻어 있는 태아 사체를 발견해 깜짝 놀라 신고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필리핀 경찰 당국에 따르면 사체는 4~5개월 된 남자 태아 였으며, 발견 당시 승객은 물론 승무원들까지 모두 내린 상태였기 때문에 바로 태아의 어머니를 찾지는 못했다. 현재 탑승객을 상대로 태아의 어머니를 찾는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태아를 낳고 유기한 여성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경찰 당국은 중동에서 태아의 어머니로 가사 도우미로 일한 여성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해 수십 만명이 가사도우미로 취업해 중동으로 떠나는데 임신한 여성이 낙태가 불법인 필리핀에 돌아올 때 부담감 때문에 이 같은 일을 저지를 수도 있기 때문.
지난해 9월에도 카타르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하고 고향으로 돌아오던 필리핀 여성이 비행기 화장실에서 아기를 낳은 뒤 쓰레기통에 버려 충격을 준 바 있다. 며칠 뒤 나타난 여성은 카타르의 고용주에게 성폭행을 당해 임신을 한 뒤 필리핀으로 쫓겨 오던 중이었다고 털어놨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