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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더이상 못먹을 수 있다…곰팡이탓 멸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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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 바나나(왼쪽)와 파나마병 증상이 나타난 것.
ⓒ포토리아(왼쪽), 와게닝겐대


바나나는 물론 바나나를 넣은 셰이크나 케이크를 먹을 수 없게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바나나가 느리지만 확실히 멸종을 향해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네덜란드와 호주, 미국의 국제 공동 연구진은 ‘푸사리움 옥시스포룸’(Fusarium oxysporum)이라는 치명적인 곰팡이가 바나나를 멸종으로 몰고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일반적으로 곰팡이로 인한 병을 ‘파나마병’이라 부르는데 이 감염병은 바나나의 잎을 시들게 해 결국 죽게 만들며 1950년대 동남아 일대에 급속도로 번졌다.

이 때문에 당시 진한 맛과 달콤한 향으로 인기를 끌었던 ‘그로 미셸’ 품종의 바나나는 결국 생산이 중단됐다.

이후 새로운 품종을 찾아 개량·재배한 것이 오늘날 우리가 먹고 있는 ‘캐번디시’ 바나나다.

그런데 이 품종 역시 ‘TR4’(Tropical race 4)라고 불리는 곰팡이에 의해 죽어가게 된 것이다. TR4는 앞서 그로미셸 품종을 멸종시킨 곰팡이인 ‘푸사리움 옥시스포룸’의 생리형(race)이다. 이는 형태적으로 같은 병원균이 식물 품종에 따라 병원성이 달라지는 병원균의 계통을 말한다.

1980년대 대만에서 처음 발견되기 시작한 ‘TR4’에 의한 파나마병은 이후 중국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호주를 넘어, 최근에는 중동과 아프리카까지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런 치명적인 감염병을 아직도 막아낼 방법이 없다는 것. 따라서 이 병이 세계 최대 바나나 산지 중 하나인 중남미에 도달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이번 연구논문은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이 발행하는 면역학 전문지 ‘플로스 패서전스’(PLoS Pathogens) 최근호에 발표했다.

사진=ⓒ포토리아(왼쪽), 네덜란드 와게닝겐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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