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중국

[여기는 중국] 아버지 살해한 어머니 편 서서 정당방위 주장한 자녀들의 사연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카카오톡 공유 네이버블로그 공유
확대보기
▲ 사진=자료사진(123rf)
50년 결혼 생활동안 무려 30년 이상을 폭력에 노출돼 살았던 아내가 고의 살인죄로 기소돼 13년 형이 선고돼 논란이다.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 구 모 씨는 남편 간 모 씨와 결혼 후 50년 동안 중국 구이저우성에 거주해왔다. 총 세 명의 자녀를 함께 키웠던 부부였지만, 남편 간 씨의 음주가 계속되면서 구 씨에게는 악몽같은 결혼 생활로 점철됐다.

남편 간 씨가 술에 취하는 날에는 어김없이 아내 구 씨를 향해 폭언과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무려 50년의 긴 결혼 기간 동안 간 씨로부터 갖은 폭언과 폭력에 노출된 기간을 산정하면 30년 이상의 시간을 넘어설 정도로 알려졌다.

간 씨의 폭언과 폭행은 아내 구 씨와 아들, 딸은 물론이고 사위와 사돈 내외에 대한 험담까지 이어지곤 했다. 이때마다 간 씨의 폭언과 폭력을 고스란히 감당한 이는 다름 아닌 아내 구 씨였다. 남편의 폭력으로 허리와 왼쪽 다리에 큰 부상을 입고 응급실에 실려가 입원 치료를 받은 의료 기록도 있을 정도로 간 씨의 폭력은 심각했다.

결혼 생활 동안 가정 생활을 돌보지 않는 간 씨 탓에 아내 구 씨는 밭농사와 돼지, 소 등의 사육을 통해 간신히 자식들의 교육비와 생활비를 마련했다. 하지만 사건은 자녀들이 모두 결혼으로 출가한 이후 발생했다.

사건은 지난 6월 5일 이른 아침 술에 취해 통제 불능상태가 된 채 귀가한 간 씨가 출가한 아들 내외에게 폭언을 퍼부은 뒤 아내 구 씨를 폭행하며 발생했다. 간 씨가 이유없는 폭언과 폭행 후 침대에 눕자, 아내 구 씨가 집안에 있었던 나무 막대기로 그의 머리를 수차례 가격한 것. 아내의 폭행으로 잠에서 깬 간 씨는 혈흔이 낭자한 채 인근 산으로 도망쳤으나 결국 숨졌다.

당시 이미 숨을 거둔 간 씨를 발견한 구 씨는 가족에게 남편을 죽인 사람이 자신이라고 고백했으나, 평소 간 씨로부터 갖은 폭언과 폭력에 노출됐던 구 씨의 발언에 주의를 기울이는 이는 없었다.

간 씨의 시신을 수습한 가족과 인근 주민들은 이후 평범한 장례 절차에 따라 장례식을 치루며 사건은 이대로 덮이는 듯 보였다.

그러나 간 씨의 장례식장에 참석했던 이웃 주민이 사망한 간 씨의 시신에서 머리 부분이 심하게 다친 것을 발견하고 이를 수상하게 여겨 관할 공안국에 사건을 신고하면서 사건이 외부에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공안국은 간 씨 시신을 부검한 뒤 그가 둔기에 의해 수차례 가격당해 사망한 고의 살인 사건으로 규정하고 피의자 구 씨를 구속했다.

사건을 관할한 구이저우성 구이양시 중급법원은 결국 피고인 구 씨에 대해 고의 살인죄를 적용, 13년 형을 구형했다. 하지만 구 씨 자녀들과 이웃 주민들은 13년 형 구형에 대해 즉각 항소할 뜻을 밝힌 상태다.

특히 평소 구 씨 부부의 생활상을 그대로 지켜봤던 자녀들은 구 씨의 살인이 ‘고의 살인죄’가 아니라 정당 방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자녀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30년 동안 일방적인 폭행에 노출돼 허리뼈가 부러질 정도로 맞고 산 어머니”라면서 “한 번은 허리 뼈가 부러졌고, 또 한 번은 왼쪽 다리가 부러져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러면서도 소와 돼지를 키우고, 밭농사를 지어서 자녀들의 교육비와 생활비를 번 사람도 어머니인데, 고의 살인죄 적용은 지나친 판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추천! 인기기사
  • 北에 넘어가느니 기체 손상 감수…‘마하 3’ 美정찰기 조종사
  • 美 최강 전투기, 한국 코앞에 전개…“북한, F-22 랩터
  • ‘성욕 못 참은’ 女교사, 학생들과 성관계…“조울증 때문”
  • “1500m 과녁 명중률 0%”…K2 전차에 자국산 장비 장
  • 한국 KF-21, 美와 나란히 첫 비행 성공…왜 U-2정찰기
  • 중국 코앞에서 美 암람 미사일 생산…K방산에 미치는 영향은?
  • 한국 공군 것보다 좋다?…말레이 간 FA-50, 무엇이 달라
  • 한국산 천무 배우러 왜 폴란드로?…크로아티아군 찾아간 이유
  • 한국산 FA-50M, 나란히 날다가 휙…말레이 새 기지 도착
  • 우린 핵무장 안 한다는데…“한국 핵잠, ‘숨은 의도’ 있다고
  • 나우뉴스 CI
    • 광화문 사옥: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1가 25) , 강남 사옥: 서울시 서초구 양재대로2길 22-16 (우면동 782)
      등록번호 : 서울 아01181  |  등록(발행)일자 : 2010.03.23  |  발행인 : 김성수 · 편집인 : 김태균
    •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Tel (02)2000-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