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35 전투기를 튀르키예에 판매하는 것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반대는 개의치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 시간)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판매 결정 권한은 오직 자신에게 있다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반대한 F-35의 튀르키예 판매를 한마디로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에 대해 “그는 내 친구이며 누구도 내가 그에게 무엇을 팔아야 하는지 말할 수 없다”면서 “튀르키예는 미국의 훌륭한 동맹국이며 에르도안 대통령은 시리아 문제 등을 매우 잘 처리했다”며 치켜세웠다. 다만 그는 “튀르키예가 이스라엘이나 네타냐후 총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고 인정했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여러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F-35 판매 추진을 중동의 세력 균형을 파괴하는 행위라며 강력히 반대해 왔다. 이스라엘은 현재 중동 지역에서 유일하게 F-35를 운용하는 국가로 이를 통해 주변 적대국들을 공군력으로 압도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과 튀르키예는 가자 지구 전쟁 이후 외교적, 군사적으로 역대 최악의 관계에 놓여 있다. 실제로 네타냐후 총리는 에르도안 대통령을 겨냥해 “이스라엘의 전멸을 공개적으로 외치는 인물”이라고 강력히 비판한 바 있다.
반대로 튀르키예는 공군 현대화를 위해 미국으로부터 F-35를 도입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원래 튀르키예는 F-35 개발 초기 단계부터 핵심 자금을 투자하고 부품을 직접 생산했던 공동 개발 프로그램 참여국이었다. 그러나 튀르키예가 러시아제 S-400 방공체계를 도입하자 2019년 트럼프 1기 행정부는 군사기밀 유출 우려와 중동의 외교·안보적 이해관계 충돌 등을 이유로 프로그램에서 퇴출했다.
실제로 S-400 레이더망에 F-35가 함께 운용될 경우 F-35의 스텔스 성능과 정밀 레이더 정보가 유출될 위험이 있다. 이렇게 튀르키예의 F-35 도입은 좌절된 것으로 보였으나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7일 튀르키예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F-35 판매 여부에 대해 “곧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것은 훌륭한 전투기다. 현존 전투기 중 단연 최고이며 분명히 (판매를) 검토하게 될 사안”이라면서 “F-35 판매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건 안다. 튀르키예는 우리의 훌륭한 동맹국”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 동석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도 “F-35 사안은 우리에게 새로울 것이 없다”면서 “우리는 이미 5대를 약속받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나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며 칭송했다.
이후 지난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중동 지역 당국자들을 인용해 튀르키예가 아랍에미리트(UAE)에 S-400을 이전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35 도입을 위한 커다란 장벽 하나를 제거하려는 것이지만 먼저 제조국인 러시아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판매 의지와는 별개로 의회 승인 등 법적 절차가 큰 걸림돌이다.
박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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