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인접한 ‘발트 3국’ 중 하나인 리투아니아에 대한 강경 발언을 연일 쏟아내며 압박에 나섰다. 우크라이나 매체 유나이티드24 등 외신은 12일(현지시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리투아니아가 러시아와 군사적 충돌을 일으킬 경우 세계 지도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지난 11일 북서연방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그는 “리투아니아 영토에 핵무기가 배치되고 러시아와 군사적 충돌이 일어난다면 세계 지도에서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집단방위조약(제5조)을 발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이 조항이 시행된다면 전 세계적인 재앙, 지구적인 재앙이 될 것이다. 그들은 바보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제5조는 한 회원국에 대한 무력 공격을 회원국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공동으로 대응한다는 집단방위 원칙을 명시한 조항이다.
발트 3국 중 하나인 리투아니아는 에스토니아, 라트비아와 함께 나토 회원국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2인자인 메드베데프가 이렇게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은 최근 리투아니아의 헌법 조항 삭제 움직임과 맞물려 있다. 현재 리투아니아는 자국 내 핵무기 배치를 금지하는 헌법 조항의 삭제를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유오자스 올레카스 리투아니아 의회 의장은 10일 이 조항 삭제와 관련해 “계획된 입법 일정과 기한을 고려하면 해당 안건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가을 회기를 연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월 리투아니아 국회의원 50명이 공동 발의한 ‘리투아니아 영토에 대량파괴 무기와 외국 군사기지를 둘 수 없다’는 내용의 헌법 137조 폐지안을 신속히 처리하겠다는 뜻을 밝힌 발언이다. 이에 대해 올레카스 의장은 “국가의 최우선 과제는 평화 유지이고, 이를 위한 핵심은 억지력 확보인데 핵무기가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핵무기 배치는 누군가를 겨냥한 것이고, 당연히 이는 서방이 아닌 동쪽, 즉 우리를 겨냥할 것”이라며 “이는 심각한 긴장 고조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만일 어느 나라 영토에 우리를 겨냥한 핵무기가 있다면, 그 나라의 영토 역시 우리 핵무기의 조준선에 놓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투아니아는 러시아 역외영토 칼리닌그라드와 러시아 맹방 벨라루스 사이에 끼어 있으며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그간 나토의 동부 전선을 지키는 핵심 방어 기지 역할을 해왔다.
박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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