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부터 걸프 방공 지원…400여명 규모 태스크포스 운용
伊 국방부, 중동 주둔 병력 안전 재점검…운용 조정 가능성도 검토
사우디아라비아 공군기지에 배치된 이탈리아 공군 유로파이터 전투기가 공격을 받아 피해를 입었다. 이탈리아가 걸프 지역 방공 지원을 위해 파견한 유로파이터 4대 가운데 1대가 피격되면서 현지 주둔 병력과 고가 장비의 안전 문제도 불거졌다.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ANSA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밤 사우디 서부 타이프의 킹파드 공군기지가 여러 차례 공격을 받았다. 기지 외곽 지역에 있던 이탈리아 공군 F-2000 유로파이터 1대도 공격을 받았다. 이탈리아 군인 인명 피해는 없었으며, 자국군이 사용하는 다른 장비와 시설의 추가 피해도 확인되지 않았다.
귀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장관은 피격 사실을 직접 확인했다. 그는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와 상황을 추적했다며 병력 상태와 현지 정세, 가능한 작전 옵션을 다시 평가하라고 지시했다. 피격 이후 현지에서 운용 가능한 이탈리아 유로파이터는 3대로 줄었다.
공격 다음 날에도 사우디를 겨냥한 후티의 공세는 이어졌다. 후티 측은 19일 수도 리야드의 ‘민감한 시설’과 홍해 연안 얀부 등을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가 확인한 현장에서는 리야드 국제공항 인근에 큰 불길과 검은 연기가 솟았다. 사우디 측은 리야드를 향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했으며 얀부와 타이프 등을 겨냥한 추가 공격도 저지했다고 밝혔다. 후티가 주장한 전체 전과는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유로파이터 왜 사우디에?…3월부터 400여명 투입
이탈리아는 지난 3월 하순부터 사우디와 쿠웨이트, 바레인에 약 400명 규모의 공군 병력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 에어-아라비아’를 배치했다. 걸프 지역 위기가 커지자 파트너국 요청에 따라 영공 감시·방어와 현지 병력 및 자국 이익 보호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전력은 유로파이터만이 아니다. 태스크포스에는 F-2000A 유로파이터 4대 외에도 E-550A 조기경보통제기, C-130J·KC-130J 수송기, AN/TPS-77 방공 레이더와 소형 드론 대응 체계 등이 포함됐다. 유로파이터는 배정된 영공 방어 임무를 맡았다.
그러나 방공 임무를 위해 배치한 전투기 자체가 지상에서 공격을 받으면서 기지 방호 문제가 부각됐다. 이탈리아 국방부는 유로파이터뿐 아니라 조기경보통제기 등 중동에 배치한 장비와 병력의 안전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 필요하면 병력과 장비의 재배치나 임무 조정도 검토할 수 있다는 게 현지 보도 내용이다.
후티도 “伊와 전쟁 아냐”…그런데 전투기는 피격
피격 이후 이탈리아에서는 자국군이 사실상 중동 전쟁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논란도 커졌다. 크로세토 장관은 19일 “이탈리아는 전쟁 중이 아니다”라며 사우디 주둔 사실을 숨겼거나 의회를 배제했다는 주장도 부인했다. 그는 유로파이터 피격을 축소한 적이 없다며 현지 병력의 안전을 위한 작전 평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후티 측도 이탈리아와 직접 충돌할 의도는 없다고 주장했다. 후티가 통제하는 사나 정부 관계자는 ANSA에 “이탈리아와 전쟁 중이 아니며 이탈리아를 끌어들일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동시에 이탈리아 전투기가 왜 사우디에 배치돼 있는지 문제를 제기했다.
사우디와 후티의 충돌은 유로파이터 피격 이후에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19일에는 리야드 국제공항 인근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후티는 리야드와 얀부 등에 대한 공격을 주장했다. 이탈리아군도 현지 주둔 병력과 장비의 운용 방식을 다시 들여다보면서 걸프 지역 임무 조정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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