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타섬서 다국적 ‘메두사 15’ 상륙훈련…관광객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
그리스·이집트 주도, 프랑스·이탈리아·키프로스 참가…헬기·드론·상륙정 동원
그리스의 대표 휴양지 크레타섬 해변에서 관광객들이 선베드에 누워 휴가를 즐기는 사이, 군용 헬기가 머리 위를 지나고 연막 속에서 특수부대원들이 해변으로 돌진하는 이색 장면이 펼쳐졌다. 실제 전투 상황이 아니라 그리스와 이집트가 주도한 대규모 다국적 군사훈련이었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과 그리스 합동참모본부 등에 따르면 그리스 크레타섬 말레메 해변 일대에서 다국적 합동훈련 ‘메두사 15/2026’의 마지막 단계가 진행됐다. 훈련은 지난 10일부터 크레타섬과 에게해 일대에서 이어졌으며 그리스와 이집트, 키프로스, 프랑스, 이탈리아 병력이 참가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세르비아, 바레인, 모잠비크는 참관국으로 참여했다.
이날 해변에서는 드론 공격 상황을 가정한 훈련에 이어 고속정과 상륙전력이 접근했고, 해병대와 특수부대원들이 연막을 뚫고 해안으로 진입했다. 상공에서는 전투기와 헬기가 기동했고 낙하산을 이용한 공중 침투도 이어졌다. 그리스군은 해변에 통제선을 설치해 관광객들이 훈련 구역에 지나치게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했다.
관광객들은 예상치 못한 ‘1열 관람’을 하게 됐다. AP는 인근 호텔에 머물던 여행객들이 아침 수영이나 휴식을 즐기다가 훈련을 바로 앞에서 지켜봤다고 전했다. 영국과 폴란드에서 온 관광객들은 훈련 규모와 소음, 군용기와 상륙부대의 움직임이 예상보다 훨씬 인상적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드론 공격부터 상륙·공중침투까지…실전처럼 전개
그리스 합동참모본부가 공개한 훈련 내용에는 군사 자유 낙하 침투, 공중·해상작전, 함정과 항공기 연계 훈련 등이 포함됐다. 이집트는 헬리콥터 강습상륙함 ‘가말 압델 나세르’를 투입했고, 참가국들은 프리깃함과 미사일정, 잠수함, 상륙정, 전투기, 헬기, 특수작전부대를 함께 운용했다.
이번 훈련에서는 최근 전쟁 양상을 반영해 드론과 대드론 체계도 비중 있게 다뤘다. 그리스 현지 보도에 따르면 FPV 드론과 대무인기 체계가 훈련 시나리오에 포함됐으며, 참가국들은 공중·해상·지상 전력을 동시에 운용하는 합동작전 능력을 점검했다.
2015년 시작한 ‘메두사’…5개국 합동훈련으로 확대
메두사 훈련은 2015년 그리스와 이집트의 양자 군사협력으로 시작했다. 이후 참가국과 훈련 범위를 넓혔고, 현재는 그리스와 이집트를 중심으로 여러 지중해 국가가 참여하는 정례 합동훈련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훈련의 공식 목표는 참가국 군의 협력과 상호운용성을 높이는 데 있다.
그리스와 이집트는 최근 동지중해와 북아프리카를 둘러싼 안보 불확실성이 커지자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훈련에는 해군과 공군뿐 아니라 방공·정찰·특수전 전력까지 투입돼 다양한 위협 상황에 대응하는 작전을 반복했다.
다만 관광객 입장에서는 전략적 의미보다 눈앞에서 펼쳐진 장면 자체가 더 강렬했다. 평소 수영객과 휴양객으로 붐비는 크레타섬 해변이 이날만큼은 연막과 군용기, 상륙부대가 뒤섞인 훈련장으로 바뀌었다.
윤태희 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