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국방부, K2 현수장치 부품 생산·정비 협력사 승인
전차 61대 현지 생산 계획에 부품 공급망까지 확대 추진
한국산 K2 전차의 폴란드 현지화가 전차 생산에서 부품 생산과 정비로 넓어지고 있다. 폴란드 국방부가 K2 현수장치 부품을 현지에서 생산·정비할 협력사 선정을 승인했다. 다만 실제 부품 생산이 시작된 것은 아니다.
22일(현지시간) 폴란드 군사 매체 밀마그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현지 업체 포나르 바도비체를 K2 사업의 새 협력사로 선정했고, 폴란드 국방부가 이를 승인했다. 포나르는 앞으로 K2에 쓰이는 일부 부품의 정비·수리·분해 점검에 필요한 기술을 이전받을 예정이다. 회사 측은 폴란드에서 생산할 K2의 유기압 현수장치에 들어가는 부품도 제작한다고 밝혔다.
유기압 현수장치는 유압과 압축된 기체를 이용해 충격을 흡수하는 장치다. 전차가 험한 지형을 달릴 때 차체의 흔들림을 줄이고 높낮이와 자세를 조절하는 데 쓰인다. 포나르의 기술개발 책임자는 이를 K2의 핵심적이고 복잡한 장치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이번 선정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폴란드 업체의 참여 범위가 전차 외부 장비를 넘어 기동과 자세 제어에 관여하는 부품으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현대로템은 지난해부터 포나르의 설비와 기술 역량을 점검하며 부품 생산에 필요한 기술 이전과 정비 수행 능력을 평가했다. 폴란드 국방부는 이 같은 검토를 거쳐 포나르의 K2 사업 참여를 승인했다. 기술 이전의 세부 범위와 실제 생산 시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폴란드산 장비 달더니…현수장치 부품까지
K2의 폴란드 현지화는 이미 진행 중이다. 현대로템은 이달 폴란드 국제방산전시회에서 현지 업체가 만든 기동 위장체계를 K2 전차에 적용해 공개했다. 폴란드형 K2인 K2PL에는 현지 생산 카메라와 관성항법장치 등을 탑재할 계획이다. 능동방호장치와 드론 대응 장비도 도입을 추진한다.
이번에 선정된 포나르의 역할은 성격이 다르다. 장비를 전차에 추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수장치 부품의 생산과 운용 이후 정비에 참여한다. 포나르는 기존에 폴란드 궤도차량의 현수장치를 설계·제작한 경험을 자사의 강점으로 내세웠다. K2 부품을 현지에서 안정적으로 만들고 관리할 수 있는지가 다음 과제다.
61대 현지 생산…부품·정비망도 갖추나
이 변화는 폴란드의 K2PL 생산 일정과 맞물린다. 폴란드 국방부에 따르면 2025년 체결한 2차 계약 물량 180대 가운데 64대가 K2PL이다. 첫 3대는 한국에서 제작해 시험하고, 나머지 61대는 폴란드 글리비체의 부마르 와벤디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K2PL 인도 기간은 2028년부터 2030년까지다.
폴란드가 확보하려는 것은 전차 완제품만이 아니다. 자국 공장에서 전차를 생산하고, 운용 중 필요한 부품을 공급하며 수리할 능력까지 갖추려 한다. 현대로템에도 현지 정비 기반은 장기간 운용할 K2의 후속 지원과 연결된다. 이번 승인은 그 공급망에 폴란드 업체를 추가한 조치로 볼 수 있다.
다만 협력사 승인만으로 현수장치 전체의 생산 기술이 이전됐거나 폴란드산 부품이 K2에 탑재됐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앞으로 확인할 대목은 포나르가 어떤 부품을 언제부터 생산하는지, 생산품이 K2PL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다. K2가 폴란드에서 만들어지는 전차를 넘어 현지에서 부품을 공급받고 정비받는 전차로 자리 잡을지는 이 단계에서 판가름 난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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