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항공모함과 병력 1만명을 중동 지역으로 추가 파병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멸’ 발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지난달 27일 미 항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이 모항이 있는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출항했다”며 “제13해병원정대 소속 병력을 태운 마킨아일랜드 상륙준비단도 다음날 출항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중동에 추가되는 병력이 9000∼1만명 규모이며 항모와 병력은 오는 11월 말까지 중동 지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중동에는 조지 H.W. 부시함과 워싱턴함 등 두 척의 항모가 배치돼 있으며 복서 상륙준비단을 포함해 이미 5만명이 넘는 미군 병력이 중동에 주둔하고 있다.
미국이 추가 항모와 병력을 중동으로 파견한 공식적인 목적은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격 위협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시사 전문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이란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11월 중간선거 후 공격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유엔 총회에서도 ‘이란 전멸’을 언급하며 이란을 강하게 압박했다.
WSJ은 “중동 지역에 미 항모 3척이 배치되는 것은 지난 4월 이후 처음”이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확전을 결정할 경우 더 많은 선택지와 화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루스벨트함이 도착하는 대로 워싱턴함이 중동 지역을 떠나 모항이 있는 일본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며 워싱턴함과 루스벨트함의 교대 가능성을 제기했다.
“협상 안 할 거면 나가!” 이란 대표단에 즉시 출국 요구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적인 이란 압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 국무부는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에 머물던 이란 대표단에게 즉시 출국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28일 이란 대표단에게 미국을 즉시 떠나라고 요구했으며 현재 대미 협상팀을 이끄는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도 ‘즉시 출국’ 대상에 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란 대표단은 몇 시간 뒤 공항으로 향했고 지난달 29일 새벽 뉴욕을 떠났다.
현지에서는 미국이 유엔 총회 차 미국을 직접 방문한 이란 협상단과의 협상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교착이 계속되자 사실상 이들을 쫓아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악시오스는 “이란 대표단은 어차피 그즈음 귀국할 예정이었다. 루비오 장관이 이를 알면서도 즉시 출국을 요구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외교 조치”라고 짚었다.
현재 미국은 군사 공격 재개 압박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경제 제재를 통해 이란의 숨통을 거세게 조이고 있다. 실제로 이란은 지난달 유조선에 원유를 전혀 선적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1일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예비 유조선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이란의 지난달 원유 선적량은 전무했다. 데이터 제공업체인 케이플러와 보르텍사 역시 지난달 이란의 원유 선적량이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전쟁 발발 이후 월 기준으로 선적량이 전무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블룸버그는 “이란이 페르시아만 항구에 대한 미국의 봉쇄를 돌파할 의지나 능력이 약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미국이 이란 경제를 고립시키기 위해 제삼자 제재까지 꺼내든 상황이라 이란의 핵심 수입원인 대중국 원유 판매 유지도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중간선거 후 ‘이란 전멸’ 선언한 트럼프 속내는?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를 한 달 앞두고 확전의 부담 속에서 이란과의 합의를 모색하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틀어쥔 이란은 호락호락하지 않은 태세다.
전쟁 장기화로 인한 고물가와 고유가가 이어지면서 최저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뿐 아니라 이란 핵문제까지 해결해야 하는 이중 과제에 직면해 있다.
무엇보다 이번 전쟁의 ‘명분’이 이란의 핵 보유 저지였던 만큼,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이란의 비핵화 조치 성과가 절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란 역시 현 정권의 버팀목과 다름없는 핵물질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은 선택이다. 더불어 미국과의 협상 자체에 부정적인 강경파의 반발도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목표’ 달성 가능성은 쉽사리 점칠 수 없는 상황이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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