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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산호초 다양성 지킴이?…산호초 파괴하는 ‘가시관불가사리’의 반전 [지구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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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시관불가사리. Shawna Foo


전 세계 산호초는 기후 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 환경 오염으로 인해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산호초는 전체 해양 면적의 0.1% 미만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 해양 생물종의 약 25%가 살아가는 생물 다양성의 보고이기 때문에 이는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그런데 인간만 산호초를 위협하는 것은 아니다. ‘가시관불가사리’(Crown-of-thorns starfish)는 산호의 자연 천적으로 대량 증식하면 산호초에 심각한 피해를 입힌다. 가시관불가사리는 몸길이가 30cm에 달하는 대형 불가사리일 뿐 아니라 독이 있는 가시까지 지니고 있어 ‘악마불가사리’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그런데 호주 시드니대 생명환경과학부의 쇼나 푸 박사 연구팀은 이 가시관불가사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달리 산호초를 파괴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밝혀냈다. 오히려 이들은 산호초의 다양성을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었다.

가시관불가사리는 세계 최대의 산호초인 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대보초)가 원산지로 1960년대 이후 이곳에서 15년 주기로 4차례 대량 발생을 일으켰다. 이때마다 산호초에 엄청난 피해를 입혔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그 원인과 대책을 연구해왔다. 가장 가능성 높은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인간의 남획으로 인해 가시관불가사리의 천적이 줄어든 것이었다.

시드니대와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 위치한 미국 미시간대 원 트리 아일랜드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가시관불가사리가 먹고 난 산호의 상태를 조사했다. 연구팀의 조사 대상 지역은 보호 구역으로, 건강한 어류 개체군이 가시불가사리 개체수를 조절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가시관불가사리에게 먹힌 흔적이 있는 산호의 75%에서 살아 있는 산호 조직이 남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이 조사한 장소에서 가시관불가사리는 산호 군락 전체를 파괴하는 대신, 매 식사마다 비교적 일정한 양의 산호를 섭취하고 다른 장소로 이동했다. 그 결과 특정 산호종이 산호초 공간을 독점하는 것을 막아 산호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연구팀은 빠르게 성장하는 아크로포리다과 산호의 잔해는 먹힌 후 빠르게 재생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반면 훨씬 느리게 성장하는 몬티포라과와 포라이츠과 산호는 더 빠르게 재생됐다. 그 결과 가시관불가사리 덕분에 느리게 자라는 산호 종들이 살아남을 공간이 생겨 산호 다양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가시관불가사리가 아니라 천적이 되는 어종을 남획하면서 생태계의 균형을 깨뜨린 인간이 더 문제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모든 것이 연결된 생태계에서 하나의 특정 종만 보호하려는 노력은 성공하기 어렵다. 결국 이 연구는 우리가 산호초 생태계를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에 대해 중요한 정보를 제시하고 있다.

고든 정 과학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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