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국회의원이 중동 순방 중 미 국방부가 카타르의 주요 미군 기지 출입을 막았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은폐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더 힐의 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크리스 머피 미 상원의원(민주당·코네티컷주)은 최근 의회 대표단의 일원으로 카타르 도하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를 방문한 뒤 해당 지역 최대 규모의 미군기지인 카타르의 알우데이드 공군기지를 방문하려 했다.
머피 의원은 “이란 전쟁의 영향, 전쟁으로 인해 이 지역 시설에 발생한 피해 그리고 이 전쟁이 이 지역 파트너들과의 관계에 어떤 악영향을 미쳤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어서 해당 기지 방문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머피 의원은 알우데이드 기지에 발을 들이지 못했다. 미 국방부 측이 기지 출입을 막았기 때문이다.
머피 의원은 해당 사실을 전하며 “이란 전쟁의 비용과 그 의미를 의회와 미국 국민에게 숨기려는 전례 없고 위헌적인 시도가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국방부는 내가 카타르에 머무는 동안 해당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에 대한 브리핑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상원의원 생활을 하면서 이런 일을 처음 겪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적인 사실 왜곡 공작의 일환”이라며 “공화당 의원들은 이러한 공작을 즉시 중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방부 “해당 지역은 여행 제한 조치 중이라” 해명머피 의원의 폭로가 나온 뒤 미 국방부는 더 힐에 “머피 의원의 중동 방문에 앞서 알우데이드 기지에 대한 출입 지원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의원실에 통보했다”며 “해당 결정은 국방부 장관실 입법담당 부서에서 사전에 통보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러한 조치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지난 3월 발표한 해당 지역 여행 재고 지침과 연관이 있다”며 “국방부는 이러한 지침을 공정하게 적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선제 공습으로 이란 전쟁이 발발한 뒤 이란이 카타르와 사우디 등 주변 국가에 보복 공격을 가하자, 미국 당국은 해당 지역을 ‘여행 재고’ 국가로 지정했다. 해당 조치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다만 머피 의원의 방문은 여행과 성격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국방부는 여행 재고 조치를 이유로 현직 국회의원의 군 기지 방문을 막았다는 점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머피 의원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이번 중동 지역 방문을 허가했으며 걸프국 고위 관계자들과의 회담도 주선해줬다”며 알우데이드 기지 출입 금지 조치에 반발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450억 달러(한화 약 60조 3000억원)가 넘게 든 이 전쟁을 종식시킬 명확한 계획이 없다”고 비판했다.
더 힐은 “머피 의원은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이자 이란 전쟁 개전 이후 처음으로 이 지역을 방문한 최초의 민주당 인사”라고 설명한 뒤 “미 국방부는 7개월 넘게 이어지는 전쟁으로 인한 인명 피해 규모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지속적인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지지율 32% ‘역대 최저’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전쟁에서 본 피해 규모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은 꾸준히 제기됐다.
앞서 CBS뉴스는 지난 8월 2일 보도에서 전쟁이 6개월째 접어든 당시 미 국방부의 정례 브리핑이 5월 초 이후 사실상 중단됐고, 미군 병력 이동·사상자·전투 피해 등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가 공개적으로 거의 제공되지 않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CBS는 “5만 명 이상의 미군이 중동에 배치돼 있고 미군 사망자는 18명, 부상자는 수백 명에 달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나 SNS 게시물에 비해 전투 피해에 관한 세부 정보는 제한적”이라고 보도했다.
CNN 역시 지난 7월 20일 “이란의 공격으로 발생한 부상자와 관련해 미군의 정보 공개가 늦어지고 있다”며 “미 중부사령부는 전쟁 초기에는 부상자 정보를 간헐적으로 발표했지만 이후에는 비치명적 피해에 대한 정기적인 공개를 하지 않았고, 공식 사상자 데이터베이스도 실제 상황보다 며칠 또는 몇 주 늦게 업데이트되는 경우가 있었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은폐 의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와도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쟁 장기화로 지지율이 역대 최저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전쟁의 피해 현황이 고스란히 공개될 경우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과 입소스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미국 성인 45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32%로 집계됐다. 로이터는 “이는 지난달 조사와 같은 수준”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정치 경력상 최저치”라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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