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페루에서 10대 초반 여자 어린이와 청소년의 출산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페루 언론은 6일(현지시간) 출생증명기록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페루에서 출산한 10~14세 여자 어린이와 청소년이 993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한창 학교에 다닐 나이의 여자 어린이들이 하루 5명꼴로 아기를 낳고 엄마가 됐다는 얘기다.
14살 이하 산모에게 출산은 자칫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이었다. 2020~2024년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10~14세 모성사망률(가임 여성 10만 명 중 출산 중 사망하는 여성 수)은 84명이었다. 페루의 평균 모성사망률인 51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복수의 현지 산부인과 의사는 “10~14살 여자를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엄마가 될 준비가 됐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이른 나이에 임신과 출산을 하다 보니 모성사망률이 평균보다 높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10대 후반의 출산은 더 흔한 일이었다. 출생증명기록을 근거로 분석한 결과 페루에선 매일 1시간당 5명꼴로 15~19세 여자 청소년이 출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자 어린이와 청소년의 임신과 출산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게 된 데는 제도적 허점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성범죄 예방, 어린이와 청소년에 대한 제도적 보호, 보건과 사법시스템에 대한 접근성 높이기 등에 부실한 부분이 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인권단체 등이 국가가 18살 이하의 여성들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고 지적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여자 어린이와 청소년 보호를 위한 법률은 충분히 제정돼 있지만 법률 준수나 이행에 국가가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 인권단체 소속 활동가는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전문가 지원, 사법적 대응을 위한 국가 차원의 법률서비스 제공, 의학적 지원 등에 아쉬운 부분이 많다”면서 “특히 지방일수록 국가의 역량이 닿지 않는 곳이 많아 개선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페루 아마존지방 콘도르칸키는 이 같은 지적을 체감할 수 있는 곳이다. 사법부 통계에 따르면 1~8월 콘도르칸키에선 사법부가 접수한 성폭력 사건은 397건, 가해자에게 징역 등 처벌이 확정된 성폭력 사건은 142건이었다. 같은 기간 사법부가 18살 이하 성폭력 피해 여성을 위해 발동한 보호 조치는 모두 623건이었다. 하지만 18살 이하 여성을 노린 성폭력 사건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현지 언론은 “아마존지방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할 때 수치를 보면 검찰과 사법부가 악조건에서도 성폭력 사건 근절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건 분명해 보이지만 효과에 대해선 의문이 든다”면서 18세 이하 여성에 대한 국가의 보호에 미흡한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 여전하다고 보도했다.
임석훈 남미 통신원 juanlimmx@naver.com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