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이란 전쟁으로 중동에서 숨진 미군 장병 2명을 추가해 사망자가 총 21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앞서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란 전쟁 전사자가 국방부 사상자분석시스템(DCAS)의 공식 데이터베이스에서 집계한 것보다 4~5명 많은 최소 22명에 이른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SNS에 “(WP의 보도는 완전한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지난 9일 DCAS 집계를 수정했고 이란 전쟁과 관련한 사망자는 총 21명으로 늘었다.
익명의 당국자가 WP에 공개한 사망자 신원은 지난 3월 6일 쿠웨이트에서 사망한 육군 주방위군 소속 소플리 다비우스 소령(46)과 9월에 발생한 신원 미상의 해군 자살자 등 전투와 무관한 사망자 2명이다.
또한 DCAS의 최신 집계에 따르면 이란 전쟁으로 부상한 미군은 865명으로 확인됐다.
이란 전쟁과 별개로 지난 5월 이라크에서 훈련을 받던 병사 1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당시 그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세력 이슬람국가(IS)에 맞서 10년 넘게 진행 중인 작전에 따른 사망으로 기록됐다.
트럼프, 미군 피해 속였다?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전쟁으로 인한 사상자 등 미군 피해를 고의로 축소하고 있다는 의혹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26일 CNN의 보도에 따르면 국방부는 14명이라고 발표했던 전사자 공식 집계 수치를 ’조용히’ 18명으로 수정했다.
부상자 규모도 큰 차이가 있었다. 국방부는 기존에 부상자 규모를 400명대로 적시했으나, 새로 공개된 데이터에 따르면 실제 부상자는 기존보다 140명 이상 많은 624명이다.
국방부의 정보 공개 논란은 사상자 수에서 그치지 않았다. 국방부는 공식 웹사이트에 대이란 전쟁 개시일을 2월 28일이 아닌 7월 7일로 명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7월 7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 공식 서한을 보내 휴전 이후 대이란 군사행동이 재개됐다고 통보한 날짜다.
“국회의원 하며 이런 일 처음, 트럼프가 전쟁 은폐”트럼프 행정부는 중동 내 미군 기지 피해 상황을 확인하려는 자국 국회의원을 제지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더 힐의 지난 6일 보도에 따르면 크리스 머피 미 상원의원(민주당·코네티컷주)은 최근 의회 대표단의 일원으로 카타르 도하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를 방문한 뒤 해당 지역 최대 규모의 미군 기지인 카타르의 알우데이드 공군기지를 방문하려 했다.
머피 의원은 “이란 전쟁의 영향, 전쟁으로 인해 이 지역 시설에 발생한 피해 그리고 이 전쟁이 이 지역 파트너들과의 관계에 어떤 악영향을 미쳤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어서 해당 기지 방문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머피 의원은 알우데이드 기지에 발을 들이지 못했다. 미 국방부 측이 기지 출입을 막았기 때문이다.
머피 의원은 해당 사실을 전하며 “이란 전쟁의 비용과 그 의미를 의회와 미국 국민에게 숨기려는 전례 없고 위헌적인 시도가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국방부는 내가 카타르에 머무는 동안 해당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에 대한 브리핑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상원의원 생활을 하면서 이런 일을 처음 겪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적인 사실 왜곡 공작의 일환”이라며 “공화당 의원들은 이러한 공작을 즉시 중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방부 “해당 지역은 여행 제한 조치 중이라” 해명머피 의원의 폭로가 나온 뒤 미 국방부는 더 힐에 “머피 의원의 중동 방문에 앞서 알우데이드 기지에 대한 출입 지원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의원실에 통보했다”며 “해당 결정은 국방부 장관실 입법담당 부서에서 사전에 통보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러한 조치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지난 3월 발표한 해당 지역 여행 재고 지침과 연관이 있다”며 “국방부는 이러한 지침을 공정하게 적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선제 공습으로 이란 전쟁이 발발한 뒤 이란이 카타르와 사우디 등 주변 국가에 보복 공격을 가하자, 미국 당국은 해당 지역을 ‘여행 재고’ 국가로 지정했다. 해당 조치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다만 머피 의원의 방문은 여행과 성격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국방부는 여행 재고 조치를 이유로 현직 국회의원의 군 기지 방문을 막았다는 점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머피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450억 달러(한화 약 60조 3000만원)가 넘게 든 이 전쟁을 종식시킬 명확한 계획이 없다”고 비판했다.
더 힐은 “머피 의원은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이자 이란 전쟁 개전 이후 처음으로 이 지역을 방문한 최초의 민주당 인사”라고 설명한 뒤 “미 국방부는 7개월 넘게 이어지는 전쟁으로 인한 인명 피해 규모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지속적인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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